담벼락 받고 기울던 시내버스 10분간 지탱하며 구조 도와
2명 사망… “더 큰 피해 막았다”
5일 오전 출근길 시민 약 20명이 울산 북구 아산로에서 담벼락을 들이받고 기울어지려는 시내버스를 받치고 있다. 서효빈 씨 제공
시민들이 담벼락을 들이받고 옆으로 기울어지던 시내버스를 10분 넘게 맨손으로 떠받쳐 더 큰 피해를 막았다.
5일 오전 9시 28분 울산 북구 아산로에서 133번 시내버스가 길가 공장 담벼락을 들이받았다. 버스는 앞부분이 심하게 깨지고 찌그러진 채 담 일부를 무너뜨리며 멈췄다. 하지만 오른쪽 앞바퀴가 가로수에 걸려 왼쪽으로 비스듬하게 기울어졌다. 자칫 완전히 옆으로 넘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버스에는 스스로 빠져나오기 힘든 부상자 약 10명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차를 몰고 지나던 시민들은 차에서 내려 하나둘씩 모여들었다. 그러고는 기울어지는 시내버스를 두 손으로 떠받쳤다. 당시 동영상과 사진을 보면 소방대원과 시민 17, 18명이 버스를 지탱하고 있었다. 이들은 10여 분간 맨몸으로 버텼다. 그동안 119구조대는 나머지 부상자를 무사히 구해냈다. 119구조대 관계자는 “시민들 덕분에 차가 완전히 넘어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날 사고로 버스에 타고 있던 39명 중 이모 씨(40·여) 등 2명이 숨지고, 6명이 중상을 입었다. 운전사 양모 씨(50) 등 31명은 가볍게 다쳤다.
경찰은 앞서 가던 승용차가 진로를 갑자기 변경하면서 버스와 부딪치며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승용차 운전자 윤모 씨(23)를 긴급체포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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