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1심 중형에 “나라 전체로 봐도 한 인생을 봐도 가슴 아픈 일”
민주당 “국정농단에 인과응보”
한국당 “스포츠중계 하듯 생중계… 문재인 대통령 간담 서늘하게 봐야”
국정 농단 사태로 탄핵된 뒤 수감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1심 법원이 6일 징역 24년과 벌금 180억 원이라는 중형을 선고하자 정치권에선 반응이 크게 엇갈렸다.
청와대는 선고 직후 김의겸 대변인 명의로 낸 논평에서 “기억하지 않는 역사는 되풀이된다. 오늘을 잊지 않겠다”고 밝혔다. 박근혜 정부의 국정 농단을 거울로 삼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어 김 대변인은 “나라 전체로 봐도, 한 인생을 봐도 가슴 아픈 일”이라며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느낌은 다들 달랐을 것이다. 그러나 오늘 모두의 가슴에는 메마르고 스산한 바람이 불었다”고 밝혔다. 환영 입장 대신 안타까움을 내비친 것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 구속에 이어 박 전 대통령이 중형을 선고받은 데 대한 일각의 반발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정당들은 ‘인과응보’ ‘사필귀정’이라며 법원의 판결을 반겼다. 더불어민주당 강훈식 원내대변인은 “헌정을 유린하고 온 국민을 상실감에 빠뜨린 국정 농단에 대한 죄와 벌은 인과응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제 ‘이게 나라냐’라는 분노와 상실감을 딛고 ‘이게 나라다’라는 희망을 찾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형량이 가볍다는 비판도 나왔다. 판사 출신인 민주당 박범계 수석대변인은 “형사범으로서의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선고형량은 합당할진 모르겠으나 헌법상의 국정농단사범으로서는 다소 형량이 약하다는 비판도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바른미래당은 국정 농단 사태가 제왕적 대통령제에서 불거진 것임을 강조하며 개헌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6·13지방선거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안철수 바른미래당 인재영입위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제왕적 권력은 실패한다는 또 한 번의 사례다. 반드시 대통령 권한의 분산을 전제로 한 개헌으로 이어져야 할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는 “우리 헌정사의 큰 불행이라고 생각한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정치권이 여야나 보수, 진보를 떠나 정말 같이 각성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주평화당 역시 “대통령을 잘못 보좌한 한국당은 석고대죄해야 한다”고 지적했고, 정의당은 “오늘 선고된 형으로 그 죄를 다 감당하는 것은 턱없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반면 한국당은 선고 직후 “오늘 이 순간을 가장 간담 서늘하게 봐야 할 사람은 문재인 대통령”이라고 날을 세웠다. 한국당 전희경 대변인은 논평에서 “오늘 재판부 판결 내용은 이미 예견됐던 것이다. 재판 과정을 스포츠 중계하듯 생중계한 것은 매우 개탄스러운 일”이라며 불만을 나타냈다. 한국당 김진태 의원은 페이스북에 “먼저 탄핵을 시켜놨으니 답은 정해진 것”이라며 “오늘을 기억하자. 역사는 반복된다”고 썼다.
한 친박(친박근혜)계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할 말을 잃었다. 과중한 처벌이다. 아직 두 번의 선고가 더 있는데 (TV로 생중계하는 것은) 대통령 망신 주기일 뿐이다”라고 참담한 심정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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