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바다 그림대회’ 성황… 해양생물자원관에 500여명 모여
가족 단위로 그림 그리고 나들이… 전국 8곳서 2만2000여명 즐겨
때늦은 꽃샘추위로 날씨가 쌀쌀해지자 국립해양생물자원관 실내에 자리를 잡은 참가자들이 정성스럽게 그림을 완성하고 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시간이 흐르면서 도화지가 채워지기 시작했다. 거북이, 문어, 소라, 고래 등 갖가지 바다 생물이 모습을 드러냈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 씨큐리움에 전시된 7000여 점의 해양생물표본만큼이나 다양했다. 아이들은 그림 속에 물안경과 산소통을 착용한 자신들도 등장시켰다. 해양 생물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서였다. 아이들에게 바다는 꿈과 상상의 세계였다.
7일 충남 서천군 국립해양생물자원관에서 열린 동아일보와 채널A 주최 ‘제4회 생명의 바다 그림대회’에는 유치원생과 초중고교생, 가족, 교사 등 500여 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이날 서천을 비롯해 인천과 부산, 울산, 경남 거제 등 전국 8개 대회장을 찾은 유치원생과 학생은 약 8000명. 가족과 교사 등을 포함하면 전국적으로 2만2000여 명이 대회를 즐겼다.
이날 서천 대회는 국립해양생물자원관 교육동에서 진행됐다. 뒤늦은 꽃샘추위 탓이었다. 서천군보건소도 의료진을 보내 참가자의 건강상태를 수시로 살폈다. 아이들과 학부모들은 준비해 온 돗자리를 바닥에 깔고 이동식 책상을 놓았다. 이어 주최 측이 나눠준 도화지와 가져온 크레파스, 물감, 팔레트, 이젤 등을 펼쳤다.
올해부터 참가 대상이 유치원생까지 확대되면서 가족들이 많이 보였다. 그림대회를 활용해 봄 나들이 나온 가족이었다. 바닷속 풍경을 그리기에 여념이 없던 충남 논산시 노성초교 4학년 전민선 양(10)은 “동생 2명과 대회에 같이 참가했다. 그림대회가 끝나면 부모님과 함께 주변 관광지를 둘러본 뒤 아산에 사시는 할머니댁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전 와동초교 6학년 박주찬 군(12)은 “바다 그리기를 통해 바다 사랑의 마음을 되새길 수 있다. 평소에 부모님이랑 서천 등지의 해변으로 자주 놀러 오곤 했다. 오늘도 해변을 한 바퀴 여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천군의 다양한 시티투어 코스는 가족단위 관광에 제격이었다. ‘서천문화코스’, ‘구석구석 힐링 기차여행’, ‘서천∼군산 광역시티투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국립생태원, 국립해양생물자원관, 신성리 갈대밭, 마량리 동백나무숲, 한산모시관, 김 특화단지, 솔바람길 및 스카이워크, 한국 최초 성경전래기념관, 문헌서원 등을 돌아보는 코스다.
화가를 꿈꾸는 대전시교육청 산하 예술영재원 소속 학생 22명도 참가해 투혼을 발휘했다. 예술영재원을 위탁 운영하는 대전예술고 정희석 미술부장은 “1회 때부터 꼬박꼬박 학생들과 이 대회를 찾고 있다. 학생들이 바다 사랑과 생명 존중, 자연과의 교감을 배운다”고 말했다. 예술영재원은 미술에 재능이 있는 대전지역 초중학생 26명을 선발해 1년 동안 100시간씩 실기와 이론, 체험, 리더십 교육을 한다.
서천 대회는 서천군과 충남도교육청 국립해양생물자원관 공주대 순천향대 등이 후원했다. 특히 대회가 열린 해양생물자원관은 해양생물자원의 수집과 보존·관리, 연구, 전시, 교육을 하는 기관이다. 이날 대회에 참가한 학생들은 씨큐리움을 무료로 관람했다. 김은옥 국립해양생물자원관 경영전시본부장은 “대회에 참가한 많은 청소년들이 바다와 해양생물을 통해 재능과 꿈, 창의력을 향상시켰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