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보배드림 게시물경기 남양주시 다산신도시의 한 아파트단지가 ‘택배 갑질’ 논란으로 도마에 오른 가운데, 전북 전주시에 위치한 A 아파트는 이와 대조적인 모습을 보여 훈훈한 반응을 얻고 있다.
10일 자동차 전문 커뮤니티 사이트 ‘보배드림’에는 “전주 모 아파트 주민이 택배기사에게”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글쓴이는 “전주 모 아파트 1층에 택배 기사님을 비롯한 경비, 청소부, 배달부를 위해 한 평 카페 마련”이라며 “1층 사는 입주민이 매일 아침저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글쓴이는 사진 두 장을 공개했다. 공개 사진은 나무 선반 위에 놓인 커피믹스, 티백 등과 종이컵이 깔끔하게 담긴 정리함을 보여준다. 나무테이블 첫 번째 칸에는 보온병과 물티슈가 구비돼있으며, 두 번째 칸에는 바구니형 박스가 놓여 있다.
또 다른 사진에는 해당 공간을 설명해주는 안내판이 담겨있다. 안내판에는 “한 평 카페”라는 큰 문구가 맨 위 중앙에 명시돼있다. 그 밑으로는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한 평 카페. 택배 기사님, 경비 아저씨, 청소 아주머니, 우체부 아저씨, 배달 기사님을 위한 한 평 카페입니다. 집에 있는 차와 간식을 함께 나누고 싶은 주민은 아래에 있는 박스에 담아주세요”라는 글이 적혀 있다.
해당 게시물은 이날 오후 4시 47분 기준, 3만4594명의 조회수를 얻었으며 542명의 추천을 획득했다. 누리꾼 일부는 “주민들 모두의 격이 올라 간다”(ㅈ****), “제가 여기서 부동산 운영하는데 사람들 다 좋다. 전주 사시는 모든 택배 기사들, 청소부들 차 한 잔 하고 가시길. 언제나 열려있다”(ㄴ****), “아파트값 올라가는 소리가 팍팍 난다. 주민들 매너가 하늘을 찌르는군”(ㅂ****), “품격이 후덜덜하다”(F****), “이러면 택배 기사들도 다른 곳보다 더 신경 쓰실 것”(ㄴㄴ****) 등의 칭찬글을 남겼다.
이와 관련, A 아파트 관계자는 이날 동아닷컴에 “아파트 1층 입주민 한 분이 사비로 엘리베이터 앞에서 운영하고 있는 것”이라며 “간이 카페처럼 운영하는 거다”라고 밝혔다.
“다른 입주민들의 반대는 없었나”라는 질문에는 “전혀 없었다”며 “(카페 운영 중인 입주민이) 다른 입주민들도 동참하시라고 (안내판으로) 권유도 하셨다. 지금 그 분 외 다른 집 주민들이 함께 참여하시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한편 다산신도시의 한 아파트 단지 주민들은 최근 택배 기사들과 ‘택배 전쟁’을 치르고 있다. 이 아파트는 지난 2월 단지 내에서 한 아이가 후진 중이던 택배 차량에 치일 뻔했던 사건을 계기로 지난달 10일부터 택배 차량의 단지 내 출입을 막았다. 이로 인해 하루에 수십 혹은 수백 개의 물건을 배송해야하는 택배기사들은 물건을 수레로 실어 나르는 큰 불편을 겪게 됐다. 아파트 측이 택배차가 지하주차장으로 진입하는 것은 허용했으나 일반적인 택배차들의 높이는 2.5m~2.7m로, 해당 아파트의 지하주자창 출입구 높이는 2.3m에 불과해 진입이 불가능하다.
아울러 이 아파트는 이달 2일 ‘택배차량 통제협조 안내’라는 제목의 공지문을 통해 입주민들에게 ‘택배 기사가 집까지 택배를 배송하지 않을 경우 행동 요령’ 등을 안내해 논란은 가중됐다. 현재 택배기사들은 아파트 입구에 택배 상자를 쌓아놓거나 경비실에 물건을 맡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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