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상 텃밭 가꿔 미세먼지 줄이자”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4월 13일 03시 00분


종로구, 대기질 관리 특급작전
차도-인도 매일 물청소는 기본… 다중이용시설 정화시스템 점검

방치된 쓰레기가 한가득인 서울 종로구 숭인동 다세대주택 옥상(위 사진)과 종로구가 말끔히 치운 뒤의 모습.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방치된 쓰레기가 한가득인 서울 종로구 숭인동 다세대주택 옥상(위 사진)과 종로구가 말끔히 치운 뒤의 모습.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지난달 25일 서울의 24시간 평균 초미세먼지(PM2.5) 농도는 m³당 102μg(마이크로그램·1μg은 100만분의 1g)으로 2015년 미세먼지 관측 이래 가장 높았다. 이는 사흘간 지속됐다. 27일 오후 종로구 청소과 직원과 환경미화원 8명은 창신동의 다세대주택으로 향했다. “맞은편 건물 옥상에 쌓인 쓰레기 때문에 미세먼지가 더 심각해지는 것 같다”는 민원이 들어온 직후다.

종로구 창신동 숭인동 같은 다세대주택 밀집 지역에는 옥상이 몇 년째 쓰레기더미인 집들이 많다. 이사를 하면서 부피가 크고 처리가 번거로운 물건들을 옥상에 놔둬서 그렇다. 바로바로 치우지 않고 쌓이면 개인이 처리하기 어려운 지경이 된다.

종로구 고동석 폐기물관리팀장은 “바람이 불면 쓰레기더미에 쌓인 먼지가 이웃으로 퍼지면서 주민 건강에 해를 끼친다고 판단해 구청에서 나섰다”고 말했다.

출동한 집 옥상에 올라가 보니 찢어진 비닐장판과 방충망에 먼지가 뿌옇게 끼여 있었다. 톱밥과 본드를 압착한 MDF 판재로 만든 책상과 이불을 들어 올릴 때마다 회색먼지가 일었다. 이날 옥상에서 환경미화원 8명이 4시간 걸려 들어낸 쓰레기 중량은 약 1.2t. 200L 마대 약 60개가 쓰레기로 가득 찼다. 쓰레기를 치운 옥상에는 물을 뿌려 먼지를 가라앉혔다.

이 옥상은 공원녹지과와 협의해 텃밭으로 꾸밀 예정이다. 건물주도 이에 동의했다.

경희대 김동술 환경공학과 교수는 “쓰레기는 미세먼지를 직접 유발하지는 않지만 내용물에 따라 대기질에 영향을 미친다”며 “쓰레기를 수거한 공간에 녹지를 조성한다면 비록 면적이 작다고 해도 미세먼지 정화 기능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종로구는 옥상 청소뿐 아니라 미세먼지를 줄이는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매일 새벽 물청소는 기본이다. 차도에는 오전 4시∼오후 4시 살수차로, 인도에는 시민들이 많이 다니는 시간을 피해 오전 4∼8시 미화원이 고압세정기인 ‘물푸미’로 물을 뿌린다.

민간에서도 스스로 실내 공기질을 관리할 수 있도록 장려한다.

종로구는 지난달 소규모 다중이용시설의 실내 공기질(미세먼지, 휘발성유기화합물 등)을 측정하고 환기 및 정화시스템을 점검했다. 그 결과 우수 시설로 선정된 어린이집, 공연장 등 4곳에는 감사장과 인증마크를 12일 수여했다. 구 관계자는 “경로당, 당구장, 어린이집같이 실내공기질관리법이 적용되지 않는 시설도 자체적으로 공기질을 관리하도록 하려는 취지”라고 말했다.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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