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정책 각계 반응 수집 활동
총리실 산하 조직으로 이관 추진… 정보국, 對테러 활동에 주력
경찰이 담당하는 정보 수집 업무 중 ‘정책정보’ 분야가 국무총리실로 옮겨질 것으로 보인다. 정책정보는 정부의 주요 정책에 대한 각계 반응을 수집한 것이다. 청와대는 이를 국정운영 참고자료로 활용했다.
12일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개혁위원회는 13일 전체 회의를 열어 정보경찰개혁소위원회의 개혁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개혁안에 따르면 경찰청 정보국은 정책정보 취합 업무를 국무총리실 산하 별도조직으로 이관한다. 시민단체와 언론사 대학 종교시설 등 주요 민간기관에 고정 출입하던 정보관(IO) 제도도 폐지한다. 국회와 정당 등에서 치안과 상관없는 정치 관련 정보를 수집할 경우 형사처벌도 가능해진다.
개혁안의 초점은 과거 정보 수집이라는 이름 아래 이뤄진 불법 사찰의 근절이다. 경찰도 정보 수집 업무의 개혁을 통해 과거 잘못된 관행에서 벗어나겠다는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정책정보 수집이라는 미명하에 불법 사찰성 정보를 모아온 일부 관행을 없애는 게 개혁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경찰 정보국은 유지된다. 대신 잠재적 위협에 대비하는 대테러 등 치안정보 수집활동에 집중하게 된다. 국가정보원이 국내정보 수집 활동을 하지 않는 상황에서 경찰까지 정보 수집을 하지 않으면 치안 유지에 필요한 정보 역량이 크게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하지만 경찰 내부에서는 논란이다. 특히 정보국 소속 경찰 사이에서 “국가를 위해 일한 죄밖에 없는데 정권이 바뀌니 적폐로 몰렸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정보국 조직 및 업무를 축소하는 방안이 본격 거론된 뒤로는 정보국 경찰들이 현장 활동에 손을 놓았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최근 경찰청에 올라오는 정보보고도 그 수가 현저히 줄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또 정책정보 기능을 국무총리실 산하 조직으로 넘긴다 해도 정보국 경찰 3200여 명이 담당했던 업무를 제대로 감당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대입제도 개편이나 재활용 쓰레기 대란 같은 굵직한 현안에 대한 여론을 파악하려면 밑바닥 분위기까지 확인해야 하는데 국무총리실 산하 조직이 전담하기엔 무리라는 것이다. 그래서 정책정보 수집 기능이 국무총리실로 넘어가도 결국 경찰이 총리실 협조 요청을 받는 식으로 업무를 대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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