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리더 인터뷰]“하루 걸러 회원사 방문… ‘제 역할을 다한 회장’ 평가 받았으면”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4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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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철수 창원상의 회장

취임 100일을 맞은 한철수 창원상의 회장. 그는 웃는 얼굴에 늘 상냥한 말투를 쓴다. 화를 내는 일도 좀처럼 없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취임 100일을 맞은 한철수 창원상의 회장. 그는 웃는 얼굴에 늘 상냥한 말투를 쓴다. 화를 내는 일도 좀처럼 없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오전엔 ‘국제통상분과위원회’를 주재했고 오후에는 마산의 물류회사인 ㈜동방을 찾아 어려움이 없는지를 살폈습니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쁩니다.”

취임 100일을 맞은 한철수 창원상공회의소 회장(66)은 11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회사(고려철강)에 들르는 날보다 남의 회사(회원사)에 출근하는 날이 더 많을 정도”라고 소개하며 미소를 지었다. 옛 창원, 마산, 진해상공회의소를 통합한 창원상의는 경남의 9개 상의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다. 회원사는 2000여 개에 이른다. 창원상의 회장은 경남상공회의소협의회장, 대한상의 부회장도 당연직으로 맡는다. 그만큼 업무가 많다.

한 회장은 올 초 회장에 취임하자마자 회장단 선거 후유증을 다독이며 조직 정비에 나섰다. 그 결과 ‘화합’은 어느 정도 마무리했다. 상의에 본부 3개를 신설하는 등 조직을 강화했다. 4개 분과위원회도 만들었다. 모두 회원사 지원을 위한 조치다. 그는 “적어도 ‘회비 값’은 제대로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11일 한 회장이 주재한 국제통상분과위는 해외 자매도시·자매상의와 교류를 강화하고 지역 기업의 해외 진출, 해외자본 유치 등을 적극 지원하기 위해 열렸다.

그는 “회원사의 창립기념일 등에 기념품과 문화상품권, 공연 등을 지원하고 애로사항과 행정업무를 대신 처리해 준다”며 “직접 회원사를 찾아가 어려움을 듣고 있다”고 소개했다. 요즘도 하루걸러 회사를 방문한다. 그동안 대기업을 중심으로 40개 회사를 찾았다. 환경과 소방, 세무 등의 애로를 접수해 ‘중간자’로서 역할을 다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그는 “제가 개별 기업의 민원을 직접 해결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오해와 특혜 시비가 줄어들어 창원시 등 공공기관에서도 반긴다”고 전했다. 인터뷰에 배석한 손무곤 사무처장은 “회원사 방문에는 회원지원팀 직원이 동행하고 민원 처리 결과는 반드시 피드백을 해 준다”고 설명했다.

한 회장은 “창원국가산업단지 기업들이 ‘외환위기 시절보다 더 어렵다’는 하소연을 한다”며 “특히 최저임금보다는 근로시간 단축이 더 큰 애로인 것 같다”고 진단했다. STX조선과 한국GM 창원공장 등 상당수 창원지역 기업이 경영난을 겪고 있는 가운데 전자, 수송, 요업 회사 등은 상대적으로 호황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당장 경제 여건이 좋아질 요인이 없어 걱정”이라며 “지역 주민들이 지역 기업에 관심과 사랑을 보내주면 고맙겠다”고 말했다. 창원상의 건물 벽면에는 ‘구매해요 창원제품, 살아나요 창원경제’라는 구호가 붙어 있다. 창원시와 함께 추진하는 지역상품 애용 캠페인이다. 17일부터 22일까지는 창원컨벤션센터에서 ‘2018 기업사랑 시민축제’도 열린다. 창원기업사랑협의회와 창원시, 창원상의가 함께 만드는 행사다.

한 회장은 남의 말을 귀담아듣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그런 뒤에 진지함과 진솔함을 담아 자신의 의견을 조곤조곤 전달하는 스타일이다. 또 어떤 방문객이라도 내치는 법 없이 반긴다. 일찍이 학창시절 ‘문전박대’의 설움을 경험한 탓이다. 그는 특히 싫은 소리를 못한다. 혼자 속앓이를 하는 일이 잦다. 그러다 보니 우유부단하게 비치기도 한다. 그는 “회원 기업들로부터 ‘제 역할을 다한 회장’이라는 평가를 받고 싶다”며 “그런 뒤 나누고 베풀면서 존경받는 기업인, 지역의 어른으로 남는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 한철수 회장은

1952년 경남 마산에서 태어났다. 마산중·고, 고려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1978년 ㈜기아기공에 입사했다. 1981년 고려철강을 창업해 사업을 시작한 뒤 중견기업으로 키웠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경남지회장, 아름다운우리가곡 이사장 등을 맡고 있다. 아름다운 납세자상, 경남메세나대상, 나눔실천 유공자표창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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