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안을 대통령직속 자문기구인 국가교육회의로 떠넘겨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교육부가 대입개편 담당국장을 본부 밖으로 전보 발령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앞서 교육부는 유치원·어린이집 방과후 영어수업 금지 논란 때도 담당국장을 좌천시킨 적이 있어 교육부 내부에선 “책임져야 할 사람들은 따로 있는데 실무자들이 책임을 진다”며 부글부글 끓는 분위기다.
교육부는 13일 박모 대학학술정책관을 지방국립대 사무국장으로 ‘원포인트’ 인사를 했다. 교육부가 국가교육회의에 시안을 넘긴 지 이틀 만이다. 지난해 7월 부임한 박 국장은 1년도 근무하지 않은 데다 예정된 인사가 아니기 때문에 ‘좌천성’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날 박 국장은 실·국장들에게 “건강상 이유로 직분을 감당하기 힘들다”고 직접 알리면서 경질설을 진화했다. 교육부는 박 국장이 대입개편안 시안 발표 직전 교통사고를 당해 휴가를 다녀오는 등 그동안 본부 밖 근무를 요청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교육부 내부에서는 ‘정책 혼선→좌천성 인사’가 반복되면서 불만 섞인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1월 유치원·어린이집 방과후 영어수업 금지 당시에도 반발 여론이 거세자 1년 동안 원점 재검토하기로 했다. 이후 담당국장인 신모 교육복지국장을 전보 발령했다.
지난해 8월 1년 유예하기로 했던 수능 개편안도 이번에 국가교육회의에 시안을 이송하자마자 담당국장이 전보 조치됐다. 진보교육진영의 교육정책을 급하게 추진하다가 여론에 밀려 좌초하고, 정책을 실행한 실무자가 책임지는 상황이 반복된 셈이다. 공무원 A 씨는 “여론이 들끓을 때마다 인사가 난다면 누가 책임감을 갖고 정책을 추진하겠느냐”고 말했다.
당초 교육부가 대입 개편안 시안을 만들어 발표하기로 했던 것과 달리 국가교육회의에 ‘열린 안’으로 넘기는 과정에서 담당자가 회의를 느낀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본보는 박 국장과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락이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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