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을 밀반입하고 투약한 혐의로 기소된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장남 남모 씨(27)가 항소심에서도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5부(김형두 부장판사)는 19일 남 씨 등의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검사와 남 씨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남 씨는 1심과 동일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이 유지됐다. 남 씨와 함께 기소된 이모 씨(27·여)에게도 1심과 같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앞서 1심은 징역형 집유 선고와 함께 남 씨와 이 씨에게 모두 보호관찰 및 약물치료 강의 80시간 수강을 명령하고 추징금 100여만 원을 선고했다.
항소심은 이 씨의 경우 직업능력 훈련 과정을 수강하는 점을 고려해 약물치료 강의 수강 시간을 40시간으로 줄였다.
항소심 재판부는 남 씨에 대해 “마약류 범죄 중 특히 마약 수입에 대해서는 법원이 엄벌하고 있다”면서도 “남 씨에 대한 정상참작 사유는 수사기관에서 압수수색할 때 발견 안 된 필로폰도 자진해서 제출한 점, 밀수입으로 들여온 필로폰을 제3자에게 판매하려 한 의도 없었다는 점, 마약범죄 초범이라는 점 등이다. 이런 사유들과 양형기준, 권고형량 범위 등을 고려하면 1심 판결이 적정한 형이라고 인정된다”고 밝혔다.
남 씨는 지난해 7∼9월 중국 베이징과 서울 강남구 자택 등에서 수차례 필로폰을 투약하거나 대마를 흡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지난해 9월 휴가차 들른 중국에서 현지인에게 필로폰 4g을 구매하고, 이를 속옷 안에 숨겨 인천공항을 통해 밀반입한 혐의도 받는다.
이후 남 씨는 즉석만남 채팅 애플리케이션으로 필로폰을 함께 투약할 여성을 물색하다가 경찰에 체포됐다.
남 씨는 재판 도중 과거 태국과 서울 이태원 등에서 향정신성 의약품을 술에 타 마신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
남 지사는 지난해 9월 독일 베를린에 체류하던 중 장남 남 씨의 체포 소식을 접하자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군 복무 중 후임병을 폭행하는 죄를 지었던 제 큰아들이 또다시 범죄를 저지르고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국민 여러분과 경기도민께 죄송하다.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으며, 귀국 후 경기도청에서 사과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남 씨가 물의를 일으킨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남 씨는 2014년 강원 철원군에서 군 복무 당시 후임병을 폭행하고 성추행한 혐의로 같은 해 9월 군사재판에서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당시에도 남 지사는 기자회견을 열어 사과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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