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리더 인터뷰]“태화강은 울산의 보물… ‘국가정원 지정’ 가능성이 보인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4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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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광표 정원박람회 조직위원장

울산 태화강 정원박람회 조직위원장인 홍광표 동국대 교수. 홍 위원장은
“이번 정원박람회를 통해 태화강의 2호 국가정원 지정 가능성을 봤다”고 말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울산 태화강 정원박람회 조직위원장인 홍광표 동국대 교수. 홍 위원장은 “이번 정원박람회를 통해 태화강의 2호 국가정원 지정 가능성을 봤다”고 말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시민들이 쉽게 찾을 수 있는 태화강은 울산의 보물입니다. 태화강 정원박람회를 통해 국가정원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것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13∼21일 울산 태화강대공원에서 열린 태화강 정원박람회는 모두 55만3000명이 찾아 67가지 정원을 감상했다. 당초 목표했던 관람객 50만 명을 훌쩍 넘겼다. 49%인 약 27만 명은 외지에서 온 것으로 나타났다. 성공적 박람회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원박람회를 총괄 기획한 홍광표 조직위원장(동국대 조경학과 교수)을 20일 박람회장에서 만났다. 그는 “나무와 꽃이 어우러진 ‘그린네트워크’와 맑은 물이 흐르는 ‘블루네트워크’가 공존하는 태화강에서 열린 정원박람회라서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고 말했다.

홍 위원장은 “정원박람회는 태화강에 문화의 옷을 입히고 도시에 자연생태계를 직조(織造)하며 시민들에게 소소한 즐거움을 선사하기 위해 기획된 행사”라고 정의했다. 태화강에 문화라는 새 옷을 입힌다는 뜻은 자연생태와 문화를 통섭해 태화강을 새로운 장소로 변화시키고자 하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태화강은 울산의 역사를 담고, 울산 사람의 삶이 녹아 있는 울산의 상징이라는 얘기다.

정원박람회에 소개된 정원 67개 가운데 프랑스 카트린 모스바크, 일본 이시하라 가즈유키, 영국 소피 워커, 그리고 2016년 프랑스 쇼몽 가든페스티벌에서 수상한 안지성 작가 같은 세계 유명 작가가 디자인한 정원은 존치시킬 계획이다.

홍 위원장은 “태화강이 있었기에 울산이 공업도시로 성장할 수 있었고, 태화강이 복원됐기에 생태도시로 변모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울산처럼 급속 성장한 도시에서는 그린인프라를 도시구조에 입히기가 매우 어렵다”며 “이미 조직이 끝난 도시구조에서 점·선·면의 녹색공간을 만드는 일이 쉽지 않아서다”라고 지적했다. 그래서 울산시내를 관통하는 태화강에 정원 개념을 부여한다면 도시 그린인프라가 쉽게 만들어지는 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울산시가 추진하는 태화강 국가정원 지정과 관련해서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홍 위원장은 “정원이라는 것은 자연환경을 바탕으로 그 시공간에 사는 이들의 삶이 묻어 있는 문화적 유기체”라며 “문화적 콘텐츠가 없는 자연환경은 정원이라고 할 수 없다. 더구나 국가정원으로서의 품격을 갖췄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울산시는 지난달 태화강을 전남 순천만에 이어 2호 국가정원으로 지정받기 위해 시민 16만 명 서명을 정부에 전달했다. 국가정원 지정 대상 권역은 태화강 대공원과 십리대숲을 포함한 철새공원, 태화강 등 91만 m²(약 27만 평). 국가정원 지정 여부를 논의하는 산림청 정원정책자문위원인 홍 위원장은 “태화강이 가진 훌륭한 자연환경에 울산인의 문화가 정원이라는 코드로 입력될 때 국가정원으로서의 품격이 인정받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홍광표 위원장=동국대 조경학과, 서울대 대학원 환경조경학 석사, 성균관대 농학박사. 1982년 서울대 환경계획연구소 주임연구원을 거쳐 1984년부터 동국대 자연과학대 조경학과 교수, 한국전통조경학회 회장 역임. 현 한국정원디자인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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