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하동 녹차가 ‘세계중요농업유산(GIAHS)’에 등재돼 인증서를 받았다. 공기 좋고 물 맑은 지리산과 섬진강변인 화개면 일대의 ‘전통 차(茶) 농업’이 그 주인공이다.
하동군은 22일 “윤상기 군수가 최근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세계중요농업유산 국제포럼에서 화개지역 하동 전통 차 농업을 소개하고 유엔식량농업기구(FAO)로부터 세계중요농업유산 지정서를 받았다”고 밝혔다. 중요농업유산 지정은 2014년 청산도 구들장 논과 제주 밭담 농업시스템에 이어 국내 세 번째다. 차 분야로는 처음이다.
FAO는 “화개지역의 하동 전통 차 농업은 1200여 년간 척박한 자연환경을 극복하며 대한민국 유산으로 자리를 잡았다. 보전해야 할 가치가 있는 자원”이라며 GIAHS 등재 배경을 설명했다. 지정에 앞서 FAO 과학자문그룹은 2년간 현지조사와 서류 검토를 벌였다.
이들은 오래된 차나무뿐 아니라 차밭 속 바위와 돌 틈의 산비탈이 어우러진 자연환경의 차별화된 생물다양성을 인정하고 농업유산으로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했다. 차밭 관리를 하면서 풀을 직접 뽑아 거름을 대신하는 ‘풀 비배(肥培)’와 차 부산물을 다시 밭에 뿌려 토양 산성화, 수분 증발, 유기물 유실을 막는 전통 방식에 높은 점수를 줬다. 하동 전통 차 농업은 2015년 3월 역사성과 차별성, 우수성, 자연 생태적 가치를 인정받아 국가중요농업유산 6호로 선정되기도 했다.
윤 군수는 하동 녹차의 세계화에 주력하고 있다. 100년 먹거리를 만들기 위해서다. 그는 지난해 ‘대한민국 알프스 하동 100년 먹거리, 평사리 10차 산업 선포식’을 가졌고 화개면 전역을 무농약지구로 선포했다. 다음 달 19∼22일에는 차 시배지(始培地)인 화개면과 악양면 일대에서 GIAHS 지정 자축을 겸한 ‘제22회 하동야생차문화축제’를 연다.
윤 군수는 “세계농업유산 등재를 계기로 하동녹차의 가치를 극대화하고 세계적인 명품으로 육성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GIAHS(Globally Important Agricultural Heritage Systems)는 2002년 FAO가 시작한 농업유산 지정 제도다. 독창적인 농업시스템, 생물다양성, 전통 지식체계와 문화 그리고 경관을 보전하거나 가치가 풍부한 지역을 인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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