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전남도청 시계탑’ 야간경관 입힌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4월 23일 03시 00분


4월까지 조명시설 설치 마무리… ‘5·18 역사와 의미’ 널리 알려
망월동 묘역 정비작업도 병행… 민주화운동 교육의 장으로 활용

5·18민주화운동 38주기를 앞두고 옛 전남도청 시계탑에 야간 경관이 입혀지고 옛 망월동 묘역 봉분이 고쳐지는 등 5·18사적지가 새 모습을 갖춘다.

광주시는 이달까지 동구 옛 전남도청 앞에 세워진 시계탑에 야간 경관을 입히는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22일 밝혔다. 5·18민주화운동의 또 하나의 상징인 시계탑은 1971년 광주에서 청년회의소 전국대회가 열리는 것을 기념해 광주청년회의소와 자매결연한 일본청년회의소가 기부했다. 탑 지름은 1m이고 탑신 높이는 9.2m, 무게는 40t이다. 탑 내부는 콘크리트, 외부는 대리석을 입혔다.

시계탑은 1980년 5월 21일 금남로에서 계엄군에 의해 시민들이 학살당할 때 생생한 현장을 지켜봤다. 영화 ‘택시운전사’의 실제 인물이자, 5월 참상을 세계에 처음 알린 독일 언론인 고 위르겐 힌츠페터 씨는 5·18 직후 “시계탑은 5월의 진실을 알고 있다”는 기사를 썼다.

이에 전두환 정권은 1980년대 중반 시계탑을 4km 떨어진 농성광장으로 몰래 옮겼다. 시계탑을 제자리로 복원해야 한다는 여론에 따라 광주시는 2015년 1월 27일 탑을 옛 전남도청 앞 5·18민주광장으로 옮겼다. 현재 시계탑에서는 매일 오후 5시 18분부터 3분가량 ‘임을 위한 행진곡’이 흘러나온다.

시계탑은 5·18민주광장 입구에 있지만 밤이 되면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불빛에 가려 눈에 띄지 않았다. 광주시는 시계탑 주변에 야간 경관 시설을 설치해 밤에도 알 수 있도록 했다. 야간 경관은 시계탑 주변 4개 조명시설이 탑에 빛을 비추어 18가지 색깔을 내도록 하는 것이다. 시계탑은 매일 오후 6시부터 6시간 동안 아름다운 빛을 낼 것으로 기대된다. 김수아 광주시 인권평화협력관은 “야간 경관이 입혀진 옛 전남도청 앞 시계탑과 분수대는 더 많은 사람들에게 5·18의 역사와 의미를 알릴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망월동 묘역으로 알려진 5·18사적지 24호인 5·18 옛 묘역에 대한 정비 작업도 한창이다. 5·18 직후 조성된 망월동 묘역 면적은 3140m²이며 봉분은 197기다. 망월동 묘역에 안장된 5·18유공자와 민족민주열사 가운데 150기는 국립 5·18민주묘지와 경기 이천시 민주화운동기념공원으로 이장됐다.

망월동 묘역에는 6월 항쟁을 촉발한 고 이한열 열사 등 민주화 희생자 47명이 잠들어 있다. 광주시는 지난해부터 망월동 묘역 봉분을 새로 고치고 잡초를 제거하는 사초 작업을 진행했다. 광주시는 사초 작업은 망월동 묘역이 미래 세대에게 민주화운동 교육의 장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보전하기 위해 정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광주시는 5·18민주화운동 38주기를 앞두고 5·18사적지 29곳에 대한 집중적인 시설점검을 했다. 광주시는 양동시장 5·18표석이 시민들 눈에 잘 안 띄는 곳에 있어 위치를 바꾸기로 했다. 신묘역이라는 불리는 국립 5·18민주묘지도 5·18민주화운동 38주기를 앞두고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1997년 완공된 5·18민주묘지는 현재 5·18희생자와 유공자 793명이 안장돼 있다. 1묘역은 지난해 9월 775기로 만장이 됐고 현재 2묘역은 18기가 안장됐다.

5·18민주묘지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지난해 영화 택시운전사가 상영되고 문재인 대통령이 참배를 하면서 추모객이 70만 명을 넘어섰다”며 “올해도 5·18 추모 열기가 뜨거울 것 같다”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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