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도입 후 감사 부담 등 경감… 변호사 1명이 1∼3개 학교 맡아
내년엔 우수 사립학교로 감사 확대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습니다. 경남지역 학교 현장의 부패 예방과 청렴도 향상을 위해 지혜를 모아 주십시오.”
30일 오후 2시 창원지방법원 옆 경남지방변호사회 대회의실. 박종훈 경남도교육감이 창원 진주 통영 거창 밀양에서 온 변호사들에게 인사를 하며 이렇게 말했다. 이날 도교육청은 ‘우리학교 변호사 교육 기부식 및 감사관 연수’를 개최했다.
김주열 경남지방변호사회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각급 학교에 법률 자문과 컨설팅, 법률 상담과 교육 등 교육 기부를 허락해 준 동료 변호사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고 말했다. 88명의 변호사에게는 교육감이 ‘학교자율 감사관증’을 전달했다. 또 각급 학교 명의로 ‘우리학교 변호사’ 위촉장도 주어졌다. 이들은 앞으로 결연을 한 학교에서 법률자문과 컨설팅, 예방감사 및 컨설팅 감사, 학생 법률교육 및 법조인 진로교육, 교직원 법률 상담을 맡는다.
올해 자율형 종합감사가 진행될 학교는 공립 157개교다. 변호사 한 명이 1∼3개교를 맡는다. 창원의 염진아 변호사는 김해율하고교와 창원내서중, 마산중학교를 담당한다. 진주 박상희 변호사는 장재초등교와 하동고교를 책임진다. 거창의 권문상 변호사는 함양 위성초등교와 합천중학교를, 변범식 변호사는 함양중학교와 함양제일고교를 맡기로 했다.
경남도교육청은 2016년 자율형 종합감사를 도입했다. 이는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감사계획을 세운 뒤 감사반을 편성해 업무 전반에 대해 스스로 감사를 진행하고 결과에 따라 자율적으로 개선하는 제도다. 사후에 잘못을 찾아내 징계 또는 처분하는 기존 방식과는 차이가 크다. 자율과 예방, 개선에 중점을 둔다. 이를 통해 학교 현장의 감사 부담 및 직원 업무도 크게 줄였다. 현재는 공립학교를 대상으로 하지만 내년에는 경영평가 우수 사립학교를 중심으로 이 감사를 확대할 예정이다.
자율형 종합감사는 3차로 나눠 진행한다. 1차는 담당자가 자신의 업무를 점검하는 과정이다. 2차는 경력이 많은 교직원으로 구성된 내부감사관이 점검하는 절차를 진행한다. 3차는 외부감사관과 외부 전문가, 그리고 도교육청 감사관이 참여하는 최종 점검이다. 박 교육감은 지난해 변호사와 공인회계사에 이어 올해는 세무사와 건축사도 참여시켜 전문성을 높였다.
공인회계사 16명과 세무사 70명, 건축사 15명에 대한 ‘학교자율 감사관증’ 수여식과 ‘우리학교 회계사’ ‘우리학교 세무사’ ‘우리학교 건축사’ 위촉식도 곧 연다. 회계사와 세무사는 변호사처럼 1∼3개 학교를 맡아 자율감사에 참여하고 건축사는 C등급을 받은 학교 시설물을 중심으로 시설 안전에 대한 컨설팅을 담당한다.
자율형 종합감사는 ‘2017 전국 반부패 시책 경연대회’에서 최고상인 국민권익위원장상을 받았다. 또 3월에는 권익위 주관의 전국 청렴도평가 워크숍에서 우수사례로 소개됐다. 최근에는 서울시교육청과 울산 경기 충북 등 다른 광역교육청에서 배워갔다.
감사혁신을 주도하고 있는 조재규 경남도교육청 감사관은 “지난해 전국에서 처음으로 변호사가 참여한 자율형 종합감사로 인해 우리 교육청 청렴도가 크게 향상됐다. 투명하고 청렴한 경남교육을 위해 매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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