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벼락 갑질’ 논란에 휩싸인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1일 오전 서울 강서경찰서에 조사를 받으러 와 취재진을 향해 고개 숙이고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밀수·탈세 의혹을 받고 있는 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자택에 ‘비밀의 방’이 있다는 제보가 접수됨에 따라 세관 당국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등이 함께 사는 자택 등 총 5곳을 추가 압수수색했다.
관세청 인천본부세관은 2일 오전부터 조 회장과 부인 이명희 씨, 딸 조 전 전무 등이 사는 평창동 자택에서 압수수색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압수수색은 인천공항 제2터미널 대한항공 수하물서비스팀과 의전팀, 강서구 방화동 본사 전산센터, 서울 서소문 ㈜한진 서울국제물류지점에서도 진행되고 있다.
조 전 전무 자택 압수수색은 이번이 두번째이며, 한진그룹 총수일가 밀수·탈세 혐의와 관련된 세관 압수수색은 이번이 세번째다.
앞서 인천세관은 지난달 21일 조현아·원태·현민의 자택과 인천공항 사무실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했으며, 이틀 뒤인 23일엔 조사관 20여 명을 동원해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 전산센터와 서울 중구 한진관광 사무실, 대한항공 김포공항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이 중 한진관광 사무실은 조 전 전무가 주로 사용하던 곳이다.
이번 압수수색은 최근 관세청에 조 전무 자택에 공개되지 않은 ‘비밀 공간’이 있다는 추가 제보가 접수됨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머니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조 회장의 자택 내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 A 씨는 “평창동 자택에는 일반인이 전혀 알아채지 못하는 공간이 존재한다”며 “평창동 자택에 박스로 포장된 물건이 도착하면 이명희 이사장이 직접 내용물을 정리했다”고 해당 매체에 말했다.
A 씨에 따르면, 자택 내에는 최소 2개 이상의 비밀 공간이 있다. 조 전 전무의 방이 있는 자택 지하 1층 구석의 ‘ㄱ’자형 공간과 2층에 있는 이 이사장의 드레스룸이라고 A 씨는 주장했다.
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밀수와 관세 포탈 의혹은 조 전 전무의 ‘물컵 갑질’ 논란 이후 확산했다. 조 회장 일가가 대한항공 직원과 내부 시스템을 악용해 국외에서 산 명품이나 가구 등을 항공기 부품으로 위장한 뒤 직원들을 동원해 들여왔다는 주장이 쏟아진 것. 사치품을 밀반입하기 위해 사내에 수하물 전담팀까지 뒀다는 증언도 나왔다.
이 같은 의혹이 사실이라면 총수 일가와 대한항공이라는 거대 기업이 조직적으로 밀수를 한 셈이다. 이는 5년 이하의 징역형이나 포탈 세액의 10배 이하 벌금형에 해당하는 범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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