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모차 막아 세운 택배기사 ‘선한 시민 상’ 수상…“큰 보답 받아 감사”

  • 동아닷컴
  • 입력 2018년 5월 2일 16시 39분


차도로 굴러 내려온 유모차를 재치있게 멈춰 세워 화제가 된 택배기사 이재황 씨(34)가 ‘선한 시민상’을 수상했다.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2일 "뛰어난 순발력과 어려움에 부닥친 사람을 모른척하지 않은 적극적인 시민의식이 생명을 구했다"며 이 씨에게 '선한 시민상'을 수여했다.

이 씨는 "아기를 살리기 위해 했던 행동인데 이렇게 화제가 될 줄은 몰랐다"며 "좋은 일을 하고 상까지 받게 돼 감사하고, 앞으로 안전운전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 씨는 지난달 24일 택배차를 몰고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의 한 사거리 교차로에서 좌회전하던 중 보호자가 놓쳐 차도를 향해 굴러오는 유모차를 발견하고 적당한 위치에 급히 차를 세웠다. 유모차는 택배 트럭 바퀴에 살짝 부딪힌 후 안전하게 멈췄다.

이 씨의 선행은 다음날 다른차 운전자가 블랙박스 영상을 자동차 전문 온라인커뮤니티에 올리면서 알려졌다.

그리고 이틀 후인 27일 유모차 속 아이의 아버지 A 씨는 같은 사이트에 "이런 일이 있었는 줄 모르고 있다가 오늘 저녁에야 기사를 보고 알게 됐다"며 "감사한 마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통화에서 제 아이와 어머니 건강부터 걱정해주시는 마음에 더욱더 감사하고 감동받았다. 만나뵙고 감사의 마음과 사례를 하고 싶다고 해도 그런 거 바라고 한 게 아니라며 괜찮다고 하셨지만 꼭 직접 뵙고 싶다"고 글을 올렸다.

이 후 이 씨는 29일 "금일 식당에서 약속 잡아서 아기 아버지분 할머니 할아버지분과 배불리 먹게 해주시고 사례금도 전달 받았는데 어찌할지 생각중이다. 큰 보답 받아서 감사할 뿐"이라고 밝혔다. 그는 아울러 "할머니에 대한 악성 댓글도 안해주셨으면 한다. 할머니가 심적으로 너무 힘들어 하신다"는 당부도 함께 전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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