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시 ‘탄소제로 그린시티’로 재도약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5월 3일 03시 00분


2010년 ‘탄소제로도시’ 선포 후 1000만 그루 나무심기 운동 성과
도심 곳곳에는 쾌적한 녹지-쉼터… 무선충전 전기버스 구미 상징으로

국내 주요 산업도시인 경북 구미시가 다양한 친환경 정책 덕분에 그린시티로 바뀌고 있다. 사진은 시민들이 인동남길에 조성된 도시 숲을 걷고 있는 모습. 구미시 제공
국내 주요 산업도시인 경북 구미시가 다양한 친환경 정책 덕분에 그린시티로 바뀌고 있다. 사진은 시민들이 인동남길에 조성된 도시 숲을 걷고 있는 모습. 구미시 제공
공장 굴뚝과 회색 연기를 떠올리게 했던 경북 구미 도심이 2010년 탄소제로도시 선포 이후 몰라보게 바뀌었다. 특히 시민들이 중심이 돼 전개한 ‘1000만 그루 나무 심기 운동’은 푸른 기적을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곳곳에 쾌적한 녹지와 쉼터가 들어선 구미는 이제 계절마다 색다른 매력을 뽐내는 국내 대표 그린시티로 변모하고 있다.

구미시는 기후변화가 지역경제의 미래를 결정짓는 중요한 변수라고 판단하고 다양한 그린시티 정책을 펼치고 있다. 202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전망치(350여만 t)의 35%를 감축하겠다는 구체적 목표도 세웠다.

시가 추구하는 탄소제로도시는 탄소배출량 제로(0)가 아니라 배출 온실가스를 처리할 수 있는 탄소 흡수원을 늘려서 온실가스 총량을 제로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에너지 저감 및 자립 기반 구축과 낙동강 중심의 친환경 벨트 조성, 녹색 친환경 미래도시 건설 등 3대 전략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시는 2009년 경북에서 처음으로 탄소포인트제를 실시했다. 지난해 말까지 이산화탄소 2만2768t 감축에 성공했다. 30년생 소나무 345만 그루를 심은 효과와 맞먹는다는 게 구미시의 설명이다. 시에 따르면 현재 단독주택 2만3089가구, 학교 12곳, 공공기관 10곳, 아파트단지 68곳이 참여하고 있다.

구미의 온실가스 흡수원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2006년 시작한 1000만 그루 나무 심기 운동은 지금까지 1021만3000여 그루를 심어 당초 목표보다 102% 달성했다. 시는 최근 10년간 총사업비 97억 원(민간 30억 원 포함)을 들여 담장 허물기, 가로수 거리, 학교 숲, 벽면 녹화, 산림 내 휴양 공간 조성 등을 완료했다.

이 밖에 물 순환형 하천 정비와 수상레포츠 체험센터 등 낙동강 중심의 수변도시 조성 사업은 온실가스 감축과 쾌적한 도시 환경 조성에 기여하고 있다.

2014년 운행을 시작한 무선충전 전기버스 4대는 구미의 상징이 되고 있다. 도로에 묻은 충전시설(전기선)을 통해 무선으로 전기를 공급받아 운행하고 수시로 충전이 가능하다. 공해가 거의 없어 대기오염을 줄이고 공업도시 이미지를 바꾸는 역할을 하고 있다.

대구 경북에서 처음 선보인 탄소제로교육관은 지난해 말 관람객 15만 명을 돌파했다. 2014년 6월 개관한 지 3년 6개월여 만이다. 교육관은 기후변화와 녹색생활 체험시설을 갖췄다. 금오지 올레길과 자연환경연수원을 탐방하는 참살이(웰빙) 코스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구미시는 이 같은 성과로 2016년 환경부 평가에서 우수 지자체로 뽑혀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공업단지가 있는 도시가 수상한 것은 처음이다.

시는 올해부터 1000만 그루 나무 심기 운동을 다시 시작한다. 친환경자동차 보급을 늘리고 낡은 경유차를 폐차하는 사업도 확대한다. 자전거 이용 활성화와 녹색산업 외국인 기업 유치, 친환경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등 시정(市政) 전 분야에 걸쳐 17개 부서별, 68건의 그린 테마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시민들이 공감하는 친환경 사업은 계속 발굴하고 있다.

이묵 구미시장 권한대행은 “탄소제로도시 조성이 지속 가능한 미래 발전 모델을 만들고 있다”며 “다양한 분야에 친환경 정책을 접목하지 않으면 세계적인 도시로 발돋움할 수 없다는 신념으로 민관의 지혜를 모으고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1000만 그루 나무 심기 운동#구미 탄소제로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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