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前-現 직원들 주장
“빈 가방 오면 물품 채워 보내… 명품 가방-스포츠용품 등 다양
물컵 논란후 관련기록 삭제 지시”, 회사측 “일방주장 진실성 의심”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44)과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36)가 대한항공 및 관계사 직원을 통해 여러 차례 해외에서 몰래 물건을 들여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자신을 현 대한항공 직원이라고 밝힌 A 씨와 전 대한항공 관계사 직원이라는 B 씨는 3일 “조 전 부사장과 조 전 전무의 밀수품 운반책 역할을 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A 씨 등에 따르면 이들은 공항에서 빈 여행가방을 수령한 뒤 대한항공 해외지점에서 챙긴 물품을 담아 보내는 일을 했다. B 씨가 승용차로 왕복 4시간가량 걸리는 거리를 이동해 물품을 실어오면 A 씨가 이를 여객화물로 분류해 비행기에 실었다고 한다. A 씨는 “10년여간 주 평균 2회가량 운반했다. 올해는 2월에 3번, 3월에 2번, 4월에 1번 작업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자신들이 운송한 물품이 명품가방과 각종 스포츠용품, 생필품 등 다양했다고 밝혔다. A 씨는 “구매는 주로 조 씨 자매가 온라인을 통해 현지 백화점 등에서 했다. 이어 (대한항공) 지점장이 이를 수령해 전달했다. 받는 사람은 대한항공의 간부였다”고 주장했다. 세관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차명을 사용했다는 주장도 덧붙였다.
B 씨는 “빈 가방이 들어오면 그날 바로 운반해야 한다. 몸이 아파도 무조건 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았다”고 말했다. 조 전 전무의 ‘물벼락 갑질’ 논란이 불거진 뒤인 지난달 26일경에는 본사에서 파견 나온 간부로부터 물품을 보낸 기록 등이 남은 e메일을 삭제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대한항공 측은 “제보자가 진짜 대한항공 직원이었는지 알 수 없으며 그 주장의 진실성 또한 의심할 수밖에 없다. 회사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은폐 지시를 내린 바도 없다”고 밝혔다.
관세청 인천본부세관은 전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부인 이명희 씨, 딸 조현민 전 전무 등이 사는 서울 종로구 평창동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모두 3곳의 비밀공간을 확인했지만 밀수 및 탈세 혐의와 관련된 물품을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비밀공간 3곳 중 1곳은 한진 측 관계자가 스스로 열어줬고 나머지 2곳은 조사관들이 제보를 바탕으로 찾아냈다. 이를 두고 한진 일가가 관세청의 1차 압수수색 이후 문제 소지가 있는 물품을 미리 정리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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