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사이에서 고교 입시는 대입 전초전으로 여겨진다. 어느 고교에 진학하느냐에 따라 자녀가 진학하는 대학이 달라질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정말 그럴까.
동아일보 취재팀이 7일 2014∼2018학년도 5년간 서울대 입학전형별로 입학생을 많이 배출한 고교 명단을 분석했다. 그 결과 출신 고교 내신 성적뿐만 아니라 다양한 교내외 활동, 자기소개서 등을 반영하는 ‘학생부 종합전형’에서는 과학고 외국어고 등 특목고 출신이, 수능으로 선발하는 정시전형에서는 자율형사립고와 서울 ‘강남 3구’ 소재 일반고 출신 입학생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상위권 학생이 경쟁하는 서울대 입시에서는 출신 고교에 따른 유불리가 어느 정도 확인된 셈이다.
학종 입학생 상위 고교 20곳 중 14곳이 특목고였다. 과학고와 외고가 각각 7곳과 4곳이었다. 예술고는 3곳이었다. 자사고는 하나고를 비롯해 용인한국외대부고 민족사관고 포항제철고 안산동산고 등 5곳이었다. 일반고는 단 한 곳도 없었다.
반면 수능 정시전형에서는 자사고가 상대적으로 특목고보다 강세였다. 5년간 정시 입학생 상위 20곳 중 9곳이 자사고였다. 전북 전주의 상산고가 168명으로 가장 많은 정시 입학생을 배출했다. 이어 용인한국외대부고(157명) 대원외고(123명) 세화고(102명) 휘문고(100명) 순이다. 이 중 대원외고를 뺀 4곳은 모두 자사고다.
단대부고 수지고 강서고 등 일반고 8곳도 2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다만 일반고 8곳 중 4곳은 강남 3구(강남 서초 송파)에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정시에 강한 자사고와 일반고는 고교 내신 문제를 수능 만큼 어렵게 출제하거나 수능 공부를 매우 강조하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서울대처럼 최상위권 대학 학종에 합격하려면 교과 성적은 물론이고 비교과도 탄탄하게 준비해야 하며, 동시에 출신 고교도 중요하다. 일반고에서 치열한 경쟁을 뚫기 쉽지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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