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을 학대한 가해자 10명 중 4명은 피해자의 아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노인이 노인을 학대하는 ‘노노(老老) 학대’도 급증하는 추세다.
7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16 노인학대 현황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한 해 동안 전국 지역노인보호전문기관 29곳에서 총 1만2009건의 노인학대 신고를 접수했다. 이 가운데 현장조사 등으로 실제 노인학대로 확인된 사례는 4280건으로 전년보다 12.1% 늘었다. 성별로는 남성 1187명, 여성 3093명으로 여성이 훨씬 많았다. 전체 피해자 가운데 치매가 의심되거나 치매 진단을 받은 경우가 26%에 이르는 1114명이었다.
노인학대 가해자 4637명 중에는 피해자의 아들(1729명)이 37.3%로 가장 많았고, 배우자(952명·20.5%), 딸(475명·10.2%), 노인복지시설 종사자(392명·8.5%) 순이었다. 사위나 손자, 손녀 등을 포함하면 전체 가해자의 75.5%(3502명)가 친족이었다. 유형별로는 정서적 학대가 2730건(40.1%)으로 가장 많았고, 신체적 학대(2131건·31.3%)와 방임(778건·11.4%) 순이었다. 노인 한 명을 두고 가해자가 2명 이상인 경우가 있어 피해자보다 가해자 수가 더 많다.
60세 이상 고령자가 고령자를 학대하는 이른바 ‘노노 학대’는 2026건(47.7%)으로 전년(1762명)보다 15% 증가했다. 2012년(1314명)과 비교하면 54.2%나 급증했다. 노노 학대의 가해자는 배우자가 45.7%로 가장 많았고 본인(25.8%) 아들(10.7%) 순이었다. 노인학대가 발생한 장소는 88.8%가 가정이었다. 이어 요양원 등의 생활시설(5.6%)과 공공장소(2.2%), 병원(0.6%)이었다.
보고서에선 “인구가 고령화되고 노인 부부가 증가하면서 배우자의 학대와 ‘자기 방임’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라며 “전체 노인학대 건수가 증가하고 있지만 요양원 같은 시설에서 발생하는 학대는 증가 폭이 작은 편”이라고 분석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