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의 한 피부과에서 프로포폴 투약후 피부시술을 받은 환자들이 집단으로 패혈증 증세를 보이면서 성형 업계의 주사제 위생 관리 문제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8일 서울강남경찰서 및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전날 강남구에 있는 한 피부과에서 시술을 받은 환자 20명이 폐혈증 증세를 보여 인근 대학병원 등으로 이송됐다. 경찰과 보건당국은 패혈증 증세를 보인 환자들이 모두 주사로 프로포폴을 맞은 후 시술을 받은 것으로 보고 주사제 관리와 적정량 사용 여부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패혈증은 몸에 미생물이 침투해 전신에 심각한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상태를 말한다.
지난 2015년에도 강남의 한 성형외과에서 오염된 프로포폴을 투여받은 환자가 사망하는 사건이 있었다. 당시 해당병원 간호조무사는 지방이식수술을 받는 20대 여성 김모 씨를 수면 마취하는 과정에서 재고가 없자 일주일 전 휴지통에 버린 프로포폴을 다시 찾아 투여했다.
김 씨는 수술 뒤 패혈성 쇼크에 빠졌고 대형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이틀 만에 숨졌다.
경찰조사에서 간호조무사는 쓰레기통에 버려진 프로포폴 병 3~40개에서 남은 약을 모아서 투여했다고 진술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프로포폴은 부패하기 쉬워 냉장 보관해야 하며 개봉 후에는 단시간 내 쓰고 남은 양은 폐기해야 한다. 프로포폴 제조사도 “(프로포폴에는)콩 성분이 들어가 있이 때문에 쉽게 부패할 수 있고, 부패한 것이 몸에 들어가면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의료분쟁조정중재원은 김 씨 사망 원인에 대해 “오염된 프로포폴 때문에 패혈증이 일어났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감정의견을 냈다.
지난 2009년에도 부산의 한 병원에서 쓰다 남은 프로포폴을 투약 받은 2명이 숨지고 1명이 중태에 빠지는 일이 있었다.
이번에 폐혈증 증세를 보인 환자들은 대학병원에서 아직 치료를 받고 있으나 모두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경찰은 과학수사팀, 의료팀, 질병관리본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과 합동 감식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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