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자 7만명 전수조사… 지역별 대책 마련 나서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5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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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소도시의 A아파트에는 ‘자살 명소’라는 오명이 따라붙었다. 두 달에 한 명꼴로 사람이 뛰어내려서다. 다른 도시 B읍은 자살자 중 46.2%가 야산에서 목을 맨 채 발견됐다. C구는 번개탄을 피워 목숨을 끊은 자살자의 비율이 유난히 높다. 보건복지부가 2014∼2015년 3개 도시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565명의 수사 기록을 분석한 결과다.

이처럼 지역마다 다른 자살 장소와 방법을 정부가 면밀히 분석해 읍면동 단위로 맞춤형 대책을 세우기로 했다. 복지부는 경찰청, 중앙심리부검센터와 함께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전국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6만9028명의 수사 기록을 전수 분석한다고 8일 밝혔다.

수사 기록을 통해 자살자가 주로 찾는 장소를 면밀히 파악하면 자살을 시도하는 시점에 경찰이나 자살예방센터가 개입하기 쉬워진다. 서울 마포대교처럼 투신이 잦은 지역에 생명의 전화를 설치하거나 자살 시도자가 번개탄을 주로 구입하는 마트에 생명존중 전단을 비치하는 식이다.

복지부는 우선 조선업 불황으로 실업률이 높은 경남 거제시 등 자체적으로 정한 위험지역과 자살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충남과 충북, 강원 등을 시작으로 내년까지 전국 자살자 조사를 마칠 계획이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자살자#7만명#전수조사#지역별#대책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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