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롱 10개’ 사태, 결국 법정으로?…손님·주인 맞고소 ‘죽기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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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5월 9일 15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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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동아일보)
해당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동아일보)
최근 불거진 ‘마카롱 10개 사태’의 당사자들이 맞고소 법정에서 시시비비가 가려질 전망이다. 손님은 마카롱 카페 주인을 이미 고소했으며, 주인 역시 손님을 고소할 예정이다.

▲ 사태의 전말

‘마카롱 10개 사태’의 손님인 A 씨는 지난달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마카롱 가게에서 10개 먹고 인스타로 ‘뒷담’ 당한 후기”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경기도 용인의 한 마카롱 전문 카페를 겨냥한 것.

해당 글에 따르면, A 씨는 지난달 4일 용인시 수지구의 한 카페를 방문해 마카롱 11개와 커피 한 잔을 주문했다. 그는 부산에서 살지만, 마카롱이 맛있기로 유명한 해당 카페까지 찾아와 그 자리에서 주문한 마카롱을 모두 먹었다.

문제는 해당 카페의 주인 B 씨의 소셜미디어 글에서 시작됐다. B 씨가 카페 소셜미디어를 통해 “마카롱은 칼로리가 높아 한 개만 먹는 디저트이다. 구입하시고 한꺼번에 여러개 먹는 디저트가 아니다”라고 지적한 것.

또한 한 누리꾼이 카페 소셜미디어를 통해 “마카롱이 너무 딱딱해 입천장을 찔렀다”고 비판하자 B 씨는 “마카롱은 칼로리가 높아 잘 숙성시켜서 드셔야 한다”고 댓글을 남겼다.

다른 누리꾼은 “저는 칼로리가 높은 줄 모르고 한 번에 2~3개씩 먹었다”고 말했다. 이에 B 씨는 “그 정도면 양호한 것. (어떤 손님은) 앉은 자리에서 잘 모르고 막 10개 씩 먹는다”고 댓글을 남겼다.

이를 본 A 씨는 B 씨가 계속 자신을 겨냥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제가 마카롱 10개 먹고 간 사람인데 이런 글이 자꾸 올라와서 기분 나쁘다”는 내용의 댓글을 달았다. 그러자 B 씨는 “그런 의도가 아니었다. 죄송하다”고 사과하면서도 A 씨가 더 이상 댓글을 남기지 못하도록 계정을 차단했다.

▲ 주인과 손님의 입장 차이

A 씨의 사연이 온라인에 확산된 후 B 씨의 카페 소셜미디어에는 많은 악플이 올라왔다. 특히 B 씨가 A 씨의 모습이 담긴 CCTV 영상 장면을 모자이크 처리해 공개하면서 논란은 일파만파 커졌다. 그는 “전화로 직접 사과를 드리고 싶다는 뜻을 전달했으나 전화도 거절하시고 인스타 아이디도 계속 바꾸셔서 직접 사과가 어려웠다”라며 “A 씨는 안 보이는 안쪽에서 드셨고 우리는 커피만 전달했다. 작업실로 들어가 밀린 커피주문을 받아 바쁜 상황이었다. 너무 바쁘다보니 그분이 몇개드셨는지 전혀 알 수 없다. 매장에서 눈도 마주친 적 없는 분을 기억하고 겨냥해서 비방했다고 다들 믿으시는 상태라 어쩔 수 없이 CCTV를 공개한다. 저희 가족은 피해가 너무 커서 이 방법 뿐이다. 글을 쓰신 분은 동종업계 종사자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A 씨는 황당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이제 하다하다 동종업계로 사람을 둔갑시킨다. 저는 동종업계가 아니라 병원 종사자”라며 “가게주인에게서 사과하려는 접촉 시도가 전혀 없었다. 정식으로 사과받을 생각이 없었고 차단만 풀어달라고 할 셈이었는데 모함당하고 나니 생각이 바뀌었다”고 반박했다.

B 씨는 여론의 비난이 거세지자 결국 열흘 간 영업(4월 16일~26일)을 중단했다가 지난달 27일 영업을 다시 시작했다.

그러나 사태는 끝나지 않았다. A 씨는 자신의 모습이 찍힌 CCTV 영상을 공개한 B 씨를 고소했다. 그는 “CCTV 영상이 공개된 날 근무 중이었는데 친구에게 ‘너 CCTV 공개됐다’는 말을 듣고 머리가 하얘졌다”며 “모자이크를 허술하게 해서 내 체형과 머리 길이 모두 드러났다. 앞으로 살아갈 날들이 무서웠다. CCTV가 모자이크되긴 했지만 너무 나 같아서 지나가는 사람들이 다 알아볼 것 같았다”고 말했다.

특히 A 씨는 ‘마카롱 돼지’, ‘마카롱 메갈’ 등의 악플이 계속 달리자 이달 초 B 씨와 악플러들을 모두 고소했다.

이에 대해 B 씨도 반격할 자세를 취했다. 9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그는 “처음에는 조용히 넘어가려 했다. 하지만 A 씨가 끈질기게 글을 올렸다. 또 악플도 계속해서 올라왔다. 여기에 A 씨가 먼저 고소를 하면서 우리도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상황이 오게 됐다”라며 “우리의 잘못이 없다는 걸 해명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안 그러면 가게가 망할 것 같았다. 그래서 고소를 결심하게 됐다”고 밝혔다.

B 씨는 이번 주 내로 A 씨를 고소할 예정이다.

김은향 동아닷컴 기자 eunhy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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