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중공업 ‘부활의 날갯짓’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5월 15일 03시 00분


대형사 등 경쟁업체 따돌리고 부산 오페라하우스 시공사 선정
재개발 정비사업 수주 적극 참여… 공공발주 늘며 조선부문도 기지개

최근 한진중공업이 건립공사의 시공사로 선정된 부산 오페라하우스 조감도. 진주를 품은 조개를 형상화한 독창적인 디자인으로 노르웨이 스노헤타사가 설계했다. 부산시 제공
최근 한진중공업이 건립공사의 시공사로 선정된 부산 오페라하우스 조감도. 진주를 품은 조개를 형상화한 독창적인 디자인으로 노르웨이 스노헤타사가 설계했다. 부산시 제공
해운·조선업 침체로 경영상 어려움이 많았던 부산의 한진중공업(대표 이윤희)이 부활의 날갯짓을 시작했다. 주력 사업 분야인 건설과 조선 부문에서 수주와 연이은 호재로 재도약 발판을 마련하고 있는 것이다.

한진중공업은 14일 부산 오페라하우스 건립 공사의 시공사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이번 시공사 선정은 종합평가 심사를 통한 낙찰자 방식으로 이뤄졌으며 대형사 등 경쟁업체와의 치열한 경쟁을 뚫고 단독으로 수주했다. 2011년 준공한 부산 영화의 전당을 비롯해 많은 문화공연시설을 시공한 한진중공업의 실적이 수주의 원동력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달 말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노선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이어 나온 건설부문의 연이은 쾌거다.

부산 북항재개발지구 2만9542m² 터에 들어서게 될 부산 오페라하우스는 연면적 5만1617m², 지하 2층, 지상 5층 규모로 건립된다. 공사금액은 1384억 원, 2022년 준공 예정이다. 동남권 최대 규모의 전문 공연장이 될 부산 오페라하우스에는 대극장 1800석, 소극장 300석과 전시실, 각종 부대시설이 들어선다. 노르웨이 스노헤타사가 진주를 품은 조개 형상을 한 독창적인 디자인으로 설계했다.

이와 함께 한진중은 부산시가 지역 건설업체의 참여 기회를 확대함에 따라 정비사업에도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이미 서대신 4, 5구역을 비롯해 범천 4구역 등 정비사업에 참여해 시공사로 선정된 바 있다. 올해는 시의 지역 업체 용적률 인센티브 상향 첫 대상지인 연산5구역 재개발사업 수주를 위해 특화 설계를 제시하는 등 수주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진중공업의 양대 사업축인 조선부문도 기지개를 켜고 있다. 지난달 정부가 발표한 조선산업 발전전략에 따라 내년까지 5조5000억 원 규모의 특수선 공공발주가 예상되면서 직접적인 수혜기업으로 떠올랐다. 최소 40척에 달하는 공공발주 물량 중 90% 이상이 군함이어서 영도조선소를 특수목적선 조선소로 특화시킨 한진중공업에 유리한 상황이다.

실제로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는 최근 2년간 해군의 각종 함정과 해경 경비함 등 특수선 분야에서 22척을 수주함으로써 특수선 전문 조선소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14일 오후에는 영도조선소에서 해군 대형수송함 2번함인 ‘마라도함’의 진수식을 열었다. 1번함인 독도함과 같은 배수량 1만4000t급의 마라도함은 길이 199m, 폭 31m로 상륙군과 헬기, 전차, 고속상륙정 등을 탑재할 수 있다.

또 정부의 해운재건 5개년 계획에 따라 현대상선이 20여 척 규모의 초대형 컨테이너선 발주에 나서면서 상선부문의 수주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한진중공업은 올해 초 프랑스 선사 ‘CMA CGM’이 발주한 2만1000TEU급 선박을 건조해 극초대형 컨테이너선 건조 능력을 입증한 바 있다.

정철상 한진중공업 상무는 “한진중은 국내 조선 산업의 이정표를 세운 조선 종가(宗家)이자 부산의 랜드마크 건축물을 시공한 부산의 상징 기업”이라며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한진중공업#부산 오페라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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