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후 5시 서울 성북구 고려대 중앙광장 지하 1층. KU프라이드클럽 라운지에 깔끔하게 정장을 갖춰 입은 신사 숙녀 30여 명이 모였다. 조명 빛이 내리는 사진 배경 판 옆에서 흰머리 지긋한 노신사가 해맑게 웃으며 기념촬영을 했다. 지나던 학생들은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선배들을 바라봤다.
고려대 ‘크림슨 아너스 클럽 데이’ 행사였다. 고액 기부자를 초청해 학교 발전 및 비전을 공유하고 기부금을 어디에 어떻게 썼는지 공개하는 자리였다. 크림슨 아너스 클럽은 1억 원 이상 학교에 기부한 사람을 예우하기 위해 지난해 만들었다.
고려대는 해외 유수 대학처럼 모금 및 기부자 예우를 제대로 실행하기 위해 2015년 3월 기금기획본부를 만들었다. 이후 ‘미래를 여는 고대, 함께 만드는 고대’, ‘장학금 기부자 감사의 밤’ 등 기부자 초청 행사를 꾸준히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안영일 신동해인터내셔널㈜ 대표이사(63), 유지담 전 대법관(77), 박희재 서울대 교수(57) 등 기부자 30명이 참석했다. 유 전 대법관은 “장학금 덕분에 공부할 수 있었던 대학 시절을 생각하면 아직도 갚을 게 많다”고 말했다.
염재호 고려대 총장(63)은 “나눔의 가치를 후배에게 전수해 또 다른 기부를 만들어내는 ‘선순환의 마중물’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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