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검용 계단과 30m 아래 떨어져… 경찰 “앵커볼트 규격 등 조사”
근로자 4명이 숨진 충남 예산군 대전∼당진고속도로의 ‘교각 점검용 계단’ 추락 사고는 부실 시공이 원인일 확률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사고는 19일 오전 8시 47분 예산군 신양면 대전∼당진고속도로 당진 기점 40km 지점인 차동1교에서 발생했다. 교량 하부 3번 교각 근처에서 A 씨(52) 등 한국도로공사 하청업체 근로자 4명이 작업을 위해 진입했다가 계단이 교각에서 통째로 떨어져 나가면서 30m가량 아래로 함께 추락했다. 119구급대원이 병원으로 옮겼으나 모두 숨졌다.
이 계단은 근로자들이 보수나 점검 작업을 할 때 이동하는 통로다. 스테인리스 및 알루미늄 재질로 지난해 12월 1∼9번 교각에 1개씩 설치됐다. 추락한 계단을 고정하는 앵커볼트 8개는 부러지지도 않고 뽑힌 채 발견됐다. 8개 가운데 6개는 길이가 11cm였지만 2개는 6∼7cm였다. 대전지방고용노동청 천안지청 관계자는 20일 “현장 점검에서 앵커볼트 매립 부분에 이상이 발견됐다”고 말했다. 도로공사 측은 “전체적으로 앵커볼트의 규격에 문제가 없는 걸로 안다”고 말했다.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보고받은 작업 일정에 19일은 없었다. 어떤 작업을, 왜 하려고 했는지 알 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경찰은 앵커볼트의 규격과 시공방식 그리고 정확한 설계 하중 등을 조사 중이다.
예산=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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