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도 국민” 국가보호 요청 靑청원에…이철성 “동일범죄 동일처벌 원칙 수사”

사진=청와대 소셜라이브 ‘11시 50분 청와대입니다’

최근 홍익대 누드모델 몰카 유출 사건으로 촉발된 성별 편파수사 논란에 “성별 관계없는 국가의 보호를 요청한다”는 국민청원과 관련, 이철성 경찰청장이 “여성이든 남성이든 동일범죄 동일처벌을 원칙으로 더 공정하게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이 청장은 21일 청와대 소셜라이브 ‘11시 50분 청와대입니다’에 출연해 ‘여성도 대한민국 국민, 국가 보호 요청’을 요구한 청와대 국민청원과 관련해 이같이 답했다.

앞서 홍익대 회화과 인체 누드 크로키 전공수업에 참여한 여성 모델이 또 다른 남성 모델의 누드 사진을 몰래 촬영해 인터넷에 유포한 혐의로 구속됐다.

그러나 이후 남성을 대상으로 한 불법촬영 범죄는 며칠 만에 검거한 것과 반면, 수많은 여성 대상의 불법촬영의 경우 제대로 된 수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성별에 따른 편파수사 논란이 일었고, 지난 1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여성도 대한민국 국민이다. 성별 관계없는 국가의 보호를 요청한다”는 청원이 등록됐다.

해당 청원은 이틀 만에 청와대 답변 기준인 20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이에 이 청장은 “경찰 수장으로서 큰 책임감을 느낀다. 여성들은 문 밖에 나서는 순간부터 안전에 대한 위험을 느끼는데, 경찰이 충분히 보호하지 못한 셈이다”라며 “그동안 불안했거나, 상처받은 여성분들에게 죄송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홍대 몰카 유출사건과 관련, 편파수사가 있었냐는 질문에 “홍대 불법촬영 사건은 제한된 공간에 20여명만 있었기 때문에 수사가 신속하게 진행될 수 있었다”며 “성별에 따라 수사 속도가 달라지지 않지만, 여성들이 체감하는 불공정이 시정되도록 각별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해당 사건 피의자인 여성 모델에게 구속영장을 발부하고, 수사 과정에서 해당 모델의 모습이 언론에 공개된 것과 관련해서는 “용의자가 휴대전화를 한강에 버리고, 온라인 커뮤니티 관리자에게 이용 기록 삭제를 요청하는 등 증거인멸 시도가 충분하게 받아들여져 법원도 구속영장을 발부했다”며 “경찰이 피의자를 포토라인에 세운 것은 아니다. 사회적 관심이 크다보니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언론에 불가피하게 노출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과정에서 더 세심하게 관리하지 못하여 송구하다. 향후 이런 노출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 청장은 4일 만에 18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은 ‘합정 불법누드 촬영 수사 및 진상규명’ 청원과 관련해서는 “피고소인 2명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와 스튜디오, 자택 등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내일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라며 “신속하고 엄정하게 대응하겠다. 또 피해자 불법촬영물이 인터넷에 유포되고 있어 차단 조치를 지속하고 있다. 향후 방송통신심의위원회와 협력, 해외에 서버를 두고 일반인 몰카를 유포하는 사이트에 대한 대응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청장은 몰카 범죄 처벌과 관련해 “불법촬영범의 경우, 검거율은 높지만 지난 5년간 징역형을 받은 경우는 5.32%에 불과하다. 대부분 벌금형을 받았다”며 “실제로는 피해자를 특정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성폭력처벌법 대신 처벌 수위가 낮은 정보통신망법상 음란물 유포죄로 처벌한다. 국민 눈높이에 미치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 법 개정을 비롯해 지속적으로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