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디스크, ‘고주파 수핵성형술’로 간단히 치료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5월 23일 03시 00분


인하대병원 '메디 스토리'

인하대병원 김병건 마취통증의학과 교수(왼쪽에서 두 번째)가 교통사고로 인한 ‘경추 추간판 탈출증’을 치료하기 위해 고주파 수핵성형술을 받은 김우진 씨(왼쪽 누워 있는 환자)의 몸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인하대병원 제공
인하대병원 김병건 마취통증의학과 교수(왼쪽에서 두 번째)가 교통사고로 인한 ‘경추 추간판 탈출증’을 치료하기 위해 고주파 수핵성형술을 받은 김우진 씨(왼쪽 누워 있는 환자)의 몸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인하대병원 제공

회사원 김우진 씨(29)는 지난해 8월 뒤에서 달려오는 차량에 부딪히는 접촉사고를 당했다. 사고 직후에는 별다른 증세를 느끼지 못했다. 그러나 잠을 잘 때 목이 땅기는 느낌을 받았다. 동네 의원을 찾아 치료를 받았지만 통증은 심해졌다.

스마트폰을 즐겨 사용하는 이모 씨(26)는 뒷목이 늘 뻐근하고 왼쪽 어깨에 통증이 있었다. 최근에는 왼쪽 팔에 저림 증세까지 있었다. 동네 병원에서 통증 부위에 주사를 맞고 물리치료 요법을 받았지만 증세는 나아지지 않았다.

통증이 심해져 일상생활이 힘들어지자, 김 씨와 이 씨는 인하대병원 척추센터를 찾았다. 이들은 주치의 김병건 마취통증의학과 교수로부터 ‘경추 추간판 탈출증’(목 디스크) 진단을 받았다. 김 씨는 경추 5, 6번 디스크가 신경을 억누르고 있다. 이 씨는 5, 6, 7번 사이의 경추 추간판이 돌출돼 있는 전형적인 목 디스크 환자였다.

김 교수는 이들에게 ‘고주파 수핵성형술’을 이용한 치료를 결정했다. 고주파 수핵성형술은 문제가 생긴 경추 디스크 부위를 국소마취 한 후 목과 기도 사이 공간을 통해 지름 0.8mm의 미세침을 해당 디스크에 꽂는다. 이어 고주파 에너지를 보내 문제의 디스크에 40∼70도의 열이 가해지도록 한다. 열은 디스크 전체 부피를 작게 만들고 돌출된 디스크를 누르고 있던 신경의 압박을 풀어지게 해 통증이 사라지게 해 준다.

고주파 수핵성형술은 척추신경이 손상될 위험이 거의 없다. 디스크의 병변 부위를 정확히 찾아 선택적으로 제거한다. 주치의가 환자와 대화를 하면서 시술할 환자에게 안정감을 주고 통증 부위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특히 저온고주파 열을 통해 주변 조직의 유착을 줄여줘 부작용이나 합병증 위험이 덜하다. 비용은 150만∼200만 원 정도지만 고령, 고혈압, 당뇨 등 위험요소를 가진 환자도 안전하게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시술 시간도 15∼30분 내외로 짧은 데다, 통증을 전달하는 감각 신경만 제거해 빠른 회복이 가능하다.

스마트폰과 컴퓨터 사용이 늘면서 목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평가심사원 자료에 따르면 경추 추간판 탈출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09년 69만여 명에서 2013년에 89만7000명으로 2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하루 종일 스마트폰을 보며 생활하는 20, 30대 사이에 뒷목 통증, 어깨 및 등 통증, 두통 등을 호소하는 환자가 늘고 있다.

장시간 고개를 내밀거나 푹 숙이는 자세는 정상적인 목의 C자 형태에 변형을 가져온다. 이로 인해 목이 뻣뻣해지면서 어깨와 등의 통증을 유발한다. 지속적인 반복에 의해 변형된 경추에 통증이 증가하면서 목 디스크가 발병한다.

인하대병원은 통증치료실을 센터로 확대해 환자를 위한 진료 시스템을 개선했다. 임상과 센터 간의 협진 시스템이 유기적으로 이뤄져 환자 중심의 원 스톱 진료 서비스가 가능하다. 센터가 위치한 신관 3층에는 척추센터와 척추외과, 재활의학과 등이 입주해 있어 진료 과목별 협진이 용이하다. 김 교수는 “당일 타 과에서 진료를 받은 환자에게 통증 관리가 필요할 경우 진료 의뢰를 받아 당일 협진이 가능하다”며 “통증 관리를 받는 환자가 수술이 필요한 경우 척추 외과와 협진을 하는 등 환자 중심의 진료를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목 디스크를 예방하려면 20분 이상 목을 과도하게 숙이고 스마트폰을 보지 않아야 한다. 고개를 숙이지 말고, 팔을 들어서 액정을 눈높이까지 올리는 게 좋다. 컴퓨터를 쓸 때는 눈과 화면 사이의 거리를 30cm 떨어뜨려야 한다. 장시간 앉아 있을 시 50분 1회 정도 가벼운 목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 좋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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