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김정은 체제 비판 자서전 출간 후 ‘국정원 연구소’ 전격 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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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5월 24일 09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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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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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체제를 정면으로 비판한 자서전 ‘3층 서기실의 암호’를 출간한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가 23일 오후 국가안보전략연구원에 사표를 제출했다. 연구원 측은 태 전 공사의 사표를 즉시 수리했다. 이에 앞서 북한은 태 전 공사의 자서전 내용과 국회 발언 등을 문제로 삼아 문재인 정부에 조치를 요구했다.

태 전 공사의 한 측근은 “14일 국회 발언에 대해 북한이 거세게 항의하고 국내에서도 논란이 일자 사직을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대한 불안한 마음 때문인지 예정된 일정들을 취소한 상태”라고 전했다. 태 전 공사는 사직 이후 저술활동에 집중하면서 자서전을 외국어 판으로 내는 등 북한 체제의 문제점을 국제적으로 알리는 일에 매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태 전 공사는 이날 국회에서 자유한국당 심재철 의원이 주최한 남북관계 전망 토론회에 참석해 14일 “핵 폐기는 북한 체제 붕괴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북한의 진정한 핵 폐기는 절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자서전에서 김정은에 대해 “성격이 대단히 급하고 즉흥적이며 거칠다”고 묘사하면서 2015년 자라 양식공장 현지지도 직후 지배인 총살 사건 등을 언급했다. 대남 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19일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 등을 겨냥해 “남조선 당국은 사태가 더 험하게 번지기 전에 탈북자 버러지들의 망동에 특단의 대책을 취해야 할 것”이라고 다시 요구했다.

태 전 공사는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6년 8월 영국에서 가족과 함께 망명해 한국에 정착한 뒤 연구원에서 근무해왔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대외활동의 범위와 내용 등을 놓고 원구원 측과 종종 갈등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연구원 측은 “그의 대외활동은 전적으로 그의 자유의사에 맡겼다”고 반박해 왔다.

신석호 디지털뉴스팀장(북한학 박사)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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