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체제를 정면으로 비판한 자서전 ‘3층 서기실의 암호’를 출간한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가 23일 오후 국가안보전략연구원에 사표를 제출했다. 연구원 측은 태 전 공사의 사표를 즉시 수리했다. 이에 앞서 북한은 태 전 공사의 자서전 내용과 국회 발언 등을 문제로 삼아 문재인 정부에 조치를 요구했다.
태 전 공사의 한 측근은 “14일 국회 발언에 대해 북한이 거세게 항의하고 국내에서도 논란이 일자 사직을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대한 불안한 마음 때문인지 예정된 일정들을 취소한 상태”라고 전했다. 태 전 공사는 사직 이후 저술활동에 집중하면서 자서전을 외국어 판으로 내는 등 북한 체제의 문제점을 국제적으로 알리는 일에 매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태 전 공사는 이날 국회에서 자유한국당 심재철 의원이 주최한 남북관계 전망 토론회에 참석해 14일 “핵 폐기는 북한 체제 붕괴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북한의 진정한 핵 폐기는 절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자서전에서 김정은에 대해 “성격이 대단히 급하고 즉흥적이며 거칠다”고 묘사하면서 2015년 자라 양식공장 현지지도 직후 지배인 총살 사건 등을 언급했다. 대남 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19일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 등을 겨냥해 “남조선 당국은 사태가 더 험하게 번지기 전에 탈북자 버러지들의 망동에 특단의 대책을 취해야 할 것”이라고 다시 요구했다.
태 전 공사는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6년 8월 영국에서 가족과 함께 망명해 한국에 정착한 뒤 연구원에서 근무해왔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대외활동의 범위와 내용 등을 놓고 원구원 측과 종종 갈등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연구원 측은 “그의 대외활동은 전적으로 그의 자유의사에 맡겼다”고 반박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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