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고 미국이 주도해온 대북제재가 풀린다면 우리 회사가 북한에 철도 공장을 짓게 될 날도 오겠지요.”
울산 울주군 반천일반산업단지 내 ㈜SIS 신인승 대표(56)는 “중국과 인도 등 세계 각국에서 철도 공장을 운영하면서 쌓인 노하우로 같은 민족인 북한 방방곡곡에도 철도가 씽씽 달리게 하고 싶다”며 이같이 말했다.
SIS는 자동화 설비 전문기업이다. SIS는 공장 자동화(원자재 및 제품의 조립, 이송을 돕는 설비), 레이저 자동화(레이저를 이용한 용접, 절단을 하는 설비), 용접 자동화(지능형 로봇을 이용한 아크용접) 등 분야에서 핵심 기술을 개발한 회사다. SIS는 또 이 분야를 확대시켜 검사설비와 레이저 광학부품, 로봇컷 등의 기기를 생산하고 있다. 설계와 제조, 검사에 이르는 광범위한 자동화 시스템 설비를 통합 운영하고 있다. SIS는 이런 기술력을 바탕으로 레이저 광학 모듈 검사시스템 부품 국산화에도 성공했다. 2015년에는 본보에 ‘레이저 절단-용접장비 15종류 개발…中-인도 수출 주력…’이란 제목의 기사로 소개됐다.
▶2015년 6월 29일자 A18면 참조
그런 SIS가 철도 생산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한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SIS는 중국과 인도에 레이저와 용접 자동화 설비를 납품했다. 중국에서는 선양(瀋陽)에 있는 자동차 회사에 자동화 설비를 설치한 뒤 자동차용 철판을 자르고 용접해 BMW와 르노 등 완성차 업계에 납품하고 있다. 인도에는 국영 철도회사인 이르콘사에 자동화 설비를 설치한 뒤 기차의 엔진을 제외한 철로 된 기차 부품을 생산하고 있다. 인도에는 SIS가 자체 보유하고 있는 길이 500m, 너비 100m의 기차 공장도 갖고 있다. 공장 자동화 설비만 납품하다 자동화 설비로 자동차와 기차 부품까지 자체 생산해 납품하고 있는 것이다. 부가가치를 그만큼 높인 셈이다. 신 대표는 “기차 부품 생산에는 유럽의 2개 회사를 제외하고는 우리와 경쟁할 회사가 없을 정도로 세계적인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2005년 10월 25일 창립된 SIS는 2007년부터 울산 북구 달천농공단지에 공장을 가동했다. 수출과 내수 물량이 늘어나면서 지난해 5월 반천일반산업단지로 확장 이전했다. 이곳은 공장 면적이 3만3000m²로 달천농공단지 공장보다 10배 이상 넓다. 공장 건물은 총 3채. 자동화 설비를 생산하는 FA센터와 자동차 부품을 생산해 납품하는 레이저 가공센터, 그리고 자체 브랜드를 생산하고 연구하는 R&D센터 등이 들어서 있다.
자동화 설비를 생산하는 회사답게 모든 공정은 로봇이 자동으로 척척 해내고 있어 근로자가 별로 없다. 본사인 이곳의 직원(사무직과 현장 근로자 포함)은 총 40명에 불과하다. 중국 공장에는 3명, 인도 공장에는 6명만 SIS 직원이 파견 나가 있다. SIS는 내년까지 매출 목표를 500억 원으로 잡고 있다. 지난해까지 200억 원의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투자자들이 회사의 발전 가능성을 그만큼 높게 평가했기 때문. SIS는 2020∼2022년 매출 3000억 원을 달성한 뒤 주식시장에 상장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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