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기아차 광주공장 노조 부지회장을 지낸 황모 씨(49)를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사기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 받아 추적하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황 씨는 2014년 2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기아차 직원 A 씨를 비롯해 피해자 29명에게 ‘자녀나 친척을 기아차 공장에 취업시켜주겠다’고 속여 모두 19억 원을 받아 챙긴 혐의다.
경찰은 기아차 직원 10명이 같은 시기 황 씨에게 각각 2500만 원에서 1억5000만 원까지 모두 7억 원을 건넨 것도 수사하고 있다. 이들은 “황 씨에게 빌려준 돈”이라고 주장했지만 일부는 차용증조차 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채용 청탁 가능성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황 씨는 2010년 기아차 광주공장 노조 조직실장을 역임했고 줄곧 대의원이었으며 지난해 8월부터 3개월간은 부회장이었다. 미혼인 황 씨는 평소 유흥주점을 자주 출입하고 인터넷 도박에 큰돈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황 씨는 경찰이 지난해 11월 27일 수사를 시작하자 회사를 결근한 뒤 행방이 묘연하다.
광주지방경찰청은 기아차 고위 간부와의 친분을 과시하며 ‘기아차 등에 취업시켜주겠다’고 속여 약 50명에게 모두 18억 원을 받아 챙긴 혐의(특경법상 사기)로 사내 하청업체 사원 김모 씨(37), 기아차 광주공장 노조 전 대의원 소모 씨(41) 등 3명을 구속했다.
이들은 2015년 5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기아차나 사내 하청업체에 취업시켜주겠다며 김모 씨(30)를 비롯한 56명에게 18억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소 씨는 2004년 노조 대의원으로 활동하다 취업비리에 연루돼 해고돼 현재 기아차 급식 납품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60대 여성 피해자는 40이 넘은 자녀가 대기업에 취업할 수 있다는 말에 속아 평생 모은 1억 원을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 함평경찰서는 양모 씨(30) 등 3명에게 기아차 취직 명목으로 9000만 원을 받아 챙긴 혐의(사기)로 최모 씨(57)를 조사하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최 씨는 기아차 광주공장 노조 전직 간부와의 친분을 내세워 사기를 벌였다.
기아차 광주공장 노조는 전 노조원들이 연루된 이번 사기 사건들에 대해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경찰 관계자는 “채용 청탁을 통해 기아차에 취업했다는, 무성한 소문이 사실인지 확인하는 데에 수사력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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