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2일 시민단체 ‘불꽃페미액션’ 회원들이 “내 몸은 음란물이 아니다”라고 외치며 상의 탈의 시위를 벌인 것과 관련, 온라인에서 해당 시위에 대한 찬반 의견이 팽팽하게 엇갈리고 있다.
‘불꽃페미액션’ 회원들은 이날 오후 1시 강남구 역삼동 페이스북코리아 사옥 앞에서 여성의 반라 사진을 삭제하는 이 회사의 규정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상의 탈의 시위를 벌였다.
퍼포먼스에 참여한 활동가 10명은 마스크와 선글라스, 가면 등으로 얼굴을 가린 채 취재 카메라 앞에서 상의를 완전히 벗었다. 이들 몸에는 ‘내 몸은 음란물이 아니다’라는 문구가 한 글자씩 적혀 있었다. 이들은 ‘내 의지로 보인 가슴 왜 너가 삭제하나’, ‘현대판 코르셋에서 내 몸을 해방하라’라고 적힌 종이를 들어 보이기도 했다.
이들이 상의를 벗자 경찰이 곧바로 이불을 가져와 가리면서 퍼포먼스는 중단됐다.
다음날 이들은 공식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게시물 탈환을 완료했다. 저희의 승리다. 우리의 투쟁은 역사가 기억할 것”이라며 페이스북 코리아 측으로부터 사과를 받았다고 밝혔다.
불꽃페미액션이 3일 오전 공개한 페이스북 코리아 측 사과문에는 “페이스북 커뮤니티 규정을 위반하지 않은 귀하의 게시물이 당사의 오류로 삭제되었다. 불편을 끼쳐드린 점 사과드린다. 해당 콘텐츠를 복원하고 관련 계정에 적용되었던 차단을 해제했다.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페이스북 코리아 측은 이와 함께 지난달 29일 자체적으로 삭제했던 불꽃페미액션 페이스북 계정의 상의 탈의 사진을 복구했다.
‘불꽃페미액션’의 항의 시위는 페이스북 코리아 측의 사과와 게시물 복구로 일단락된 듯하지만, 온라인에서는 이들의 시위를 놓고 갑론을박이 계속되고 있다.
일부는 “여성의 신체와 남성의 신체 구분 짓지 말라고 하면서 왜 군대는 구분지어서 안 가려고 하시나요? (tpwh****)”, “시위 목적이라 괜찮다? 일반인들이 받을 충격은? 그렇게 당당하면 얼굴 까고 해봐. 정당하다고 주장하지만 얼굴은 다 가리지(prin****)”, “관습이란 게 있고 사회적 통념이란 게 있는데 여자도 남자도 가슴을 성적인 부위로 느끼니까 가리는 거지(gnzl****)”, “참 여자들은 알다가도 모르겠네. 어떨 때는 똑같이 해 달라. 어떨 때는 다르게 해 달라. 대체 어쩌자는 건지 모르겠네(9gle****)”, “자신이 아니라도 상대방이 음란하다고 생각해서 수치심을 느끼면 성범죄라던 논리는 다 어디 가셨나요? 입맛에 맞춰서 문제에 접근하지 마세요. 계속 이런 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거예요(rohk****)”라고 이들의 시위를 비난했다.
또 “남자라면 솔직하게 여자가 가슴 까면 아주 조금은 성적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어. 변태도 범죄도 아니고 당연한 본능인데. 가슴 깔 거니까 성적으로 보지 말라니? 이건 좀 이기적이라고 생각 안 해?(fsa0****)”, “페미들 주장 중에 웃긴 것들이 뭐냐면 남성과 여성의 근본적인 차이는 인정하지 않는 거다. 애초에 신체구조가 다르고 여성의 가슴은 육아를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본능적인 면에서 성적인 어필도 분명히 있다. 그래서 여성 스스로도 가슴이 커 보이고 싶어 하는 거고. 남성도 거기에 끌릴 수밖에 없는 거다. 근데 단순히 남성은 되는데 여성은 왜 안 되나요 라고 외치면 바보인증 아니냐(mink****)”라고 이들의 주장에 반박했다.
반면 “왜 여성의 가슴이 성기처럼 여겨지는가에 대한 질문이 필요한 시점 아닐까요? 길거리 아무데서나 다 웃통 까고 다니자는 게 아니라, 왜 유독 우리 사회가 여성의 가슴을 성기로 치환하거나 성적인 시선으로 보냐는 거지요. 설마 이게 과학이라는 전근대적 사람은 없길 바랍니다(onec****)”, “여자들 가슴에 성적의미 좀 넣지 말자는 거잖아. 끊임없이 성적대상화 되는 거 지긋지긋하고 힘들다고. 왜 우리는 계속 가리고 부끄러워하고 자기 검열해야 하냐고. 반대로 한 번만 생각해주라(rlas****)”라며 불꽃페미액션의 시위를 옹호하는 의견도 쏟아졌다.
이들은 “난 남자고 페미들 싫어하지만 이건 좀 이해가 됨. 여성의 가슴이 어디까지나 생물학적으로도 모유수유를 위해 크기와 기능이 발달 했을 뿐 그걸 성적으로 보는 건 인간임. 원래 가슴은 원래부터 그냥 그 자리에 있었을 뿐 멋대로 섹슈얼한 상상을 더한 건 인간의 의식이 작용한 결과이고 그 생각을 고스란히 그냥 거두면 됨(wjtm****)”, “남자는 폭염특보 내리는 한더위에 그냥 셔츠만 입어도 별 상관없다. 아무리 거기가 튀어나와 보여도 별로 주위시선이 개의치 않을 것. 하지만 여자가 더워서 노브라로 셔츠만 입었다? 주위시선은 물론 커뮤에 박제되어 조리돌림 당하겠지(kes2****)”라고 주장했다.
또 “지금 사회에서 저러한 행동이 누군가에겐 지나치게 보일 수도 있어도 역시 잘못된 행동이라고 생각되진 않음. 저분들 또한 사회적 논란이 있을 거라고 예상했을 거다 분명. 그럼에도 많은 여성들에게 자유로운 선택지를 주기위한 용기 있는 시위라고 생각함(mj_4****)”, “누가 여자가 자기 몸을 그렇게 봐 달랬나? 시선 강간하는 건 남자들이고 그래서 그거에 대해 대응하는 건 당연한 거고. 이건 맥락이 다른 거 그거 파악도 못하냐. 지네들은 못 느끼나? 남자가 웃통 까면 별 신경 안 쓰는데 여자가 그러면 미친 사람 되잖아. 뭔가 이상하다고 못 느끼나? 왜 여자만 그래야 하지? 여성의 몸은 항상 음란물로 치부되어 왔다. 남자랑 여자랑 뭐가 다른데? 사회에서 만들어낸 불공평한 틀을 부수고자 하는 정말 멋있는 집회라고 생각함. 응원합니다(gaon****)”라며 불꽃페미액션을 응원했다.
시위의 취지는 이해하지만, 방식이 다소 부적절했다는 지적도 있었다. 한 누리꾼은 “외국가면 다 벗고 당당히 일광욕한다. 누가 뭐라 했나?? 우리나라엔 아직 유교문화라 그런 건데 바뀌어도 상관없다고 봄. 다만 길거리에서 저러고 있으니 문제지. 저 주변에 남자가 웃통 벗고 있는 사람 있나요??(powe****)”라고 지적했다.
이에 다른 누리꾼은 “평소에 길거리에서 웃통을 까고 다니겠다고 저 시위를 하는 게 아니잖아. 여자의 신체일부인 가슴을 그저 남자랑 똑같이 봐야한다고 여러 사람 앞에서 강하게 주장하는 건데. 너네들이 말로해서 관심을 가져본 적 있어? 보기 좀 불편할 수도 있지만 속뜻은 파악 못 하고 음란죄네 뭐네 하는 건 그냥 시위본질 파악 못하는 거 티내는 거야(ysy8****)”라고 받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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