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의탈의 시위 ‘불꽃페미액션’은 어떤 단체?…“싸우는 여자가 이긴다”표어

  • 동아닷컴
  • 입력 2018년 6월 4일 08시 03분


지난 2일 서울 강남 도심에서 여성의 몸을 음란물로 규정하지 말라며 상의 탈의 시위를 벌인 여성단체 ‘불꽃페미액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불꽃페미액션은 ‘여성으로서 느끼는 모든 폭력과 여성혐오에 저항하는 행동을 하는 모임’으로 자신들을 소개한다.

대표자를 내세우고 체계적으로 조직된 주류 단체들과 달리 개별 이슈에 목소리를 내고 싶은 사람들이 자유롭게 참가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온라인 신청서만 작성하면 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 요구하는 개인 정보는 이름, 성별, 휴대전화 번호뿐이다.

이들의 ‘공동체 약속문’은 ▲상대방의 겉모습을 평가하는 발언에 유의 ▲성적 피해 경험을 듣고 피해자에게서 원인을 찾는 말을 하지 않을 것 ▲성별 고정관념에 바탕을 둔 차별적인 언행 금지 등을 원칙으로 정하고 있다.

불꽃페미액션은 ‘싸우는 여자가 이긴다’는 표어 아래 적극적인 활동을 벌여왔다. 지난달 26일 월경 페스티벌 행사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사회적으로 터부시되는 월경을 당당하게 이야기할 것을 주장하며 생리 휴가 등 월경을 둘러싼 제도적 장치를 함께 요구했다.

당시 ‘천하제일 겨털(겨드랑이털) 대회’도 함께 열렸다. 참가자들은 ‘여자도 겨털이 납니다. 자 한번 보시죠’, ‘나의 털들아 고개를 들어라’ 등의 문구가 적힌 종이를 들고 겨드랑이 털을 내보였다.

헌법재판소가 위헌 여부를 가리고 있는 낙태죄와 관련해서도 목소리를 내왔다. 이들은 낙태죄 위헌소송 공개변론이 열린 지난달 24일 헌재 앞에서 위헌판결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모든 사람이 생명권을 비롯한 사회적 권리를 평등하게 보장받고 주체적으로 자신의 삶을 계획할 수 있는 사회를 원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이들은 월경페스티벌 행사에서 속옷을 포함한 윗옷을 모두 벗은 채 촬영한 사진을 사흘 뒤인 29일 페이스북에 올렸는데, 페이스북 측이 유두가 드러난 해당 사진을 음란물로 규정하고 삭제 조치하자 2일 강남구 역삼동 페이스북코리아 사옥 앞에서 이에 반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남성의 가슴은 문제 없고 여성의 가슴만 음란물이냐”고 규탄하며 상의 탈의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들이 미리 준비한 이불로 참가자들을 둘러싸며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페이스북 측이 해당 사진을 복원하면서 항의는 일단락됐다. 이들은 3일 페이스북에서 ‘게시물 탈환을 완료했다’는 글을 게시하고 ‘우리는 음란물이 아니다’, ‘싸우는 여자가 이긴다’ 등의 해시태그(#)를 덧붙였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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