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보는 서울-경기 광역의원 판세
2006년에 한나라당이 싹쓸이
민주, 대통령 인기 업고 재현 꿈꿔… 한국당은 “샤이 보수 결집할 것”
“(전체 지역에서) 다 이긴다.” vs “(2014년보다는) 더 이긴다.”
하루 앞둔 6·13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서울과 경기 광역의회 선거는 어떤 결과가 나올까.
더불어민주당은 조심스럽게 ‘싹쓸이’ 기대에 부풀어 있다. 50%를 웃도는 정당 지지율과 70%를 웃도는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에 북-미 정상회담에서 들려올 소식까지 더해지면 꿈만은 아니라는 얘기다. 자유한국당은 높은 사전투표율에 기대를 걸고 있다. 그동안 잠잠하던 ‘샤이(shy) 보수’가 의사를 드러냈다는 얘기다. 이들이 선거 당일 투표장으로 더 결집한다면 의외의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본다.
○ 서울, ‘싹쓸이’ vs ‘숨은 표’
4년 전 선거에서 민주당은 비례대표를 제외한 서울시의원 의석 96석 가운데 72석을 가져갔다. 한국당은 24석을 얻었다.
정지영 민주당 서울시당 사무처장은 11일 “그동안 취약 지역이던 강남 3구에서도 당선자가 나와 80석은 무난하다”고 말했다. 비례대표를 합쳐 전체 110석 중 90∼95석을 내다본다. 정 사무처장은 오히려 “민주당 싹쓸이 예측이 여기저기서 나와 ‘내가 투표하지 않아도 되지 않나’라며 지지자들이 투표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한국당 선거대책본부장인 홍문표 의원은 “사전투표에 대비해 구성한 26개 직능위원회와 330만 당원이 총동원돼 사전투표율을 높였다”며 “현재 24석보다 20%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2월 평창 겨울올림픽부터 ‘북풍’을 의도적으로 이용해 이번 선거를 ‘깜깜이’ 선거로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 경기, 인물과 정책 압도한 대북 이슈
경기 광역의회 선거도 인물과 정책보다는 한반도 이슈가 압도하고 있다. 과거 경기 선거에서는 전국적 이슈가 도민의 표심을 반영하곤 했다. 2014년에도 도지사는 남경필 새누리당(한국당 전신) 후보가 당선됐다. 하지만 도의원 선거에서는 새정치민주연합(민주당 전신) 후보가 전체 116석(비례대표 제외) 중 72석을 가져갔다. 새누리당은 44석에 그쳤다. 당시 선거 두 달 전 벌어진 세월호 참사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됐다.
이 때문에 민주당은 상당히 고무적이다. 민주당 경기도당 관계자는 “지난번보다 더 많이 승리할 것으로 확신한다”면서 “싹쓸이는 욕심이 과한 것이니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한국당 경기도당은 “다수당 되기는 포기했지만 서울과 마찬가지로 ‘샤이 보수’의 결집을 기대한다”는 반응이다. 다만 이재명 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와 배우 김부선 씨 스캔들로 표심이 꿈틀대고 있다고 보고 있다.
○ ‘어게인 2006?’
2002년부터 2014년까지 서울과 경기 광역의회 선거에서는 항상 야당이 과반을 차지했다.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이 강해서였다. 선거 시기도 대통령의 힘이 부치는 집권 후반이었거나 세월호 참사같이 정부의 무능을 심판하는 무대였다.
그러나 이번 선거는 과거와는 다른 양태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서치앤리서치 배종찬 상무는 “문 대통령의 인기가 워낙 높은 데다 정당지지율이 광역의회 선거에 연동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2006년 지방선거에서 야당이던 한나라당(한국당 전신)이 비례대표를 제외한 서울과 경기 광역의원 선거에서 여당인 열린우리당(민주당 전신)에 각각 96 대 0, 108 대 0으로 이긴 것을 민주당이 거꾸로 재현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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