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권 남용’ 형사조치 여부 장고… 시간 더 끌면 사법부 갈등만 심화
고발-수사협조 등 놓고 저울질
김명수 대법원장이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태에 대한 최종 입장을 15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를 넘길 경우 여론의 이목을 가라앉히기 위해 시간 끌기에 나섰다는 오해를 살 수 있어 김 대법원장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또 법원 내부 갈등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특히 18일 서울에서 대법원이 공동 주최하는 ‘제10차 세계헌법대회’에 김 대법원장이 주요 인사로 참석할 예정이어서 큰 행사를 치르기 전에 내부 문제를 정리할 가능성이 크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현재 김 대법원장의 선택지는 크게 △직접 고발 △수사 의뢰 △수사 협조 △법원 내 자체 해결 △국정조사나 특검 요구 등 5가지가 있다.
직접 고발이나 수사 의뢰를 할 경우 범죄 혐의에 대한 예단이 될 수 있어 향후 수사나 재판에서 사법부의 독립성이 침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전임 대법원장과 동료 법관을 형사 조치해 달라는 의미인 만큼 내부 반발을 불러올 수 있고 만에 하나 검찰 수사 결과가 ‘무혐의’로 결론 난다면 김 대법원장은 난처한 입장에 빠질 수밖에 없다. 또 검찰 초유의 대법원 압수수색이라는 전례가 만들어질 경우 법원의 부담도 커진다. 대법관이나 법원장 등 고참 판사들이 대부분 반대하고 있기도 하다.
법원 내 자체 해결 카드를 내놓을 경우 젊은 판사들의 반발이 불 보듯 뻔하다. ‘제 식구 감싸기’라는 국민들의 비판도 나올 것이다. 또 자체 해결이 가능한 사안을 김 대법원장이 늑장을 부리면서 내부 논란만 키웠다는 비판이 나올 수도 있다. 그래서 적극적인 형사 조치 대신 검찰이 수사에 착수하면 협조하겠다는 절충론을 내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한편 민노총과 전국공무원노조 법원본부 소속 노조원 100여 명은 14일 오후 7시 대법원 정문에서 ‘양승태 사법농단 규탄! 구속수사 촉구!’를 위한 촛불집회를 열었다. 앞서 법원노조 공무원 10여 명은 이날 오후 대법원장과의 면담을 요구하며 대법원 현관 앞에서 점거 농성을 벌였다. 이들은 김 대법원장을 만나 최근 의견 수렴 과정에서 법원공무원을 배제한 데 대해 항의의 뜻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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