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숙한 칼질에 25kg짜리 참다랑어가 순식간에 부위별로 해체됐다. “참다랑어는 머리 부위가 가장 영양가 높고 맛있다”라며 홍윤택 아라참치 대표가 참다랑어 머리를 들어올리자 관람객들 사이에서 “우아” 하는 탄성이 터져 나왔다. 즉석에서 시식에 나선 사람들은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게 지금까지 먹어본 참다랑어 중 최고”라며 엄지를 치켜들었다. 얼리지 않은 양식 참다랑어를 제공한 홍진영어조합법인에는 외식업 종사자들의 구입 문의가 이어졌다.
15∼17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18 Sea Farm Show―해양수산·양식·식품박람회’가 막을 내렸다. 사흘간 총 2만 명이 행사장을 찾았다. 해양수산업에 관심 있는 중장년층부터 어린 자녀를 데리고 온 관람객까지 연령층도 다양했다. 이들은 양식업이나 귀어 등 관심 있는 분야의 정보를 얻거나 참다랑어 해체쇼 같은 다양한 이벤트를 즐겼다.
○ 해양수산 관련 정보 얻고 귀어 상담도 받고
인천에서 온 최병용 씨(54)는 은퇴 후 친환경 새우 양식장을 차리고 싶어 관련 정보를 얻으러 왔다. 그는 “직접 와서 보니 유용한 정보가 많다. 특히 수산물이력제를 소개하는 부스가 인상적”이라고 했다. 이남형 한국수산회 대리는 “소비자는 안심하고 수산물을 먹을 수 있고 생산자는 상품에 문제가 생겼을 때 관리가 편하다. 안전한 먹을거리에 대한 수요 덕분에 많은 분이 수산물이력제에 관심을 보였다”고 했다.
서울에서 외식 브랜드를 운영하는 유승빈 씨(74·세종클럽 회장)는 양식 참다랑어에 관심이 많아 박람회장을 찾았다. 그는 “식당에서 참다랑어를 취급하고 싶어도 일정한 품질의 상품을 공급받기 어려워 포기했다. 국내 양식 참다랑어는 품질도 균등하고 선도도 좋아 눈여겨보고 있었는데 마침 이번 박람회에 참가한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왔다”고 했다.
한국어촌어항협회의 귀어귀촌종합센터에는 귀어 상담을 받으려는 50, 60대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유통업을 하고 있는 박홍식 씨(59)는 이곳에서 상담을 받고 관련 자료를 챙겨갔다. 그는 “귀어나 귀촌에 대해서 알아보고 있는데 마침 가까운 곳에서 행사가 열려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 참다랑어·전복 맛보고, 각종 선물도 듬뿍
17일 오후에 열린 참다랑어 해체쇼는 사흘간 진행된 이벤트 중 가장 인기를 끌었다. 200여 명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무대 앞에 마련된 객석에 빈자리가 없어 일부 관람객은 서서 봤다. 스마트폰으로 동영상을 찍는 사람도 많았다. 쇼가 끝난 뒤 이어진 참다랑어 시식 행사 때는 긴 줄을 서서 기다려야 했다.
16일 열린 신효섭 셰프의 요리쇼에서는 완두콩과 명란젓을 이용한 퓨전 전복요리를 선보였다. 요리를 맛본 관람객들은 “유명 셰프가 직접 요리를 하는 것을 보니 음식이 더 맛있게 느껴진다”고 평가했다.
사흘간 진행된 물고기 잡기, 퀴즈쇼, 수산물 경매도 가족 단위 관람객의 호응을 얻었다. 금붕어를 뜰채로 잡는 물고기 잡기 행사장은 어린이들로 가득 차 발 디딜 틈이 없었다. 16일 퀴즈쇼에서 1등을 해 마른멸치 세트를 받은 조애자 씨(65·여)는 “남편이 낚시를 좋아해 행사가 열린다는 동아일보 기사를 읽고 같이 왔다. 이렇게 선물까지 받으니 뜻밖의 횡재 같아 기분이 좋다”며 웃었다. 경남 진주에서 아내, 두 딸과 함께 박람회를 보러 온 송주현 씨(39)는 “귀어에 관심이 많아 일부러 찾아왔는데 정보도 얻고 온 가족이 즐길 이벤트도 많아 굉장히 만족스럽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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