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창규 KT 회장 구속영장
구속 위기에 처한 황창규 KT 회장은 삼성전자의 세계 반도체 1위 신화를 이끈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1953년 부산 출신인 황창규 회장은 1972년 부산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76년 서울대 전기공학과, 1978년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1985년 미국 메사추세츠주립대에서 전자공학박사 학위도 받았다.
1989년 삼성반도체 DVC담당으로 입사한 황창규 회장은 16MD램 소자개발팀장, 반도체연구소 이사, 반도체총괄 겸 메모리사업부장 사장 등을 지냈다.
황창규 회장은 2002년 국제반도체회로학술회의(ISSCC) 총회 기조연설에서 “메모리 반도체 용량은 1년에 2배씩 증가한다”는 ‘황의 법칙’을 주창한 것으로 유명하다. ‘미스터 반도체’라는 수식도 따라 붙었다.
2009년 퇴사한 황창규 회장은 2010년 국가 먹거리를 연구하는 지식경제부 지식경제R&D전략기획단 단장을 맡는 등 기업이 아닌 국가 사이드로 들어갔다.
황창규 회장이 KT 수장이 된 건 2014년. 황 회장은 취임 직후 문어발식으로 확장됐던 56개 그룹사를 37개로 줄이고 직원 명예퇴직을 실시하며 부채비율을 40%로 낮췄다.
황창규 회장의 취휘 속에 취임 첫해 4000억 원이 넘는 영업적자를 기록했던 KT는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계속 영업 이익 1조 원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탄탄대로를 걸어온 황창규 회장이 구속 위기에 처했다. 경찰은 18일 쪼개기 후원을 통해 로비를 벌인 황창규 회장과 KT 전·현직 임원 4명에 대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이들이 회삿돈으로 대량 구입한 상품권을 현금으로 바꾸는, 일명 ‘상품권 깡’ 수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해 후원금을 마련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KT가 상품권 깡을 통해 11억5000만 원 규모의 비자금을 조성했고, 2014년 5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현금 4억4190만 원을 19대·20대 국회의원 99명의 정치후원회 계좌에 ‘쪼개기 후원’을 했다”고 밝혔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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