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38년만에 의대출신 총장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6월 19일 03시 00분


강대희 교수 최종후보로 선출… 교육부 제청 거쳐 대통령 임명
정책평가 투표에 학생 첫 참여


제27대 서울대 총장 후보에 강대희 의과대학 교수(56·사진)가 선출됐다. 1980년 15대 권이혁 총장 취임 후 38년 만에 의대 출신 서울대 총장이 된다.

서울대 이사회는 강 교수를 차기 총장 최종 후보로 선출했다고 18일 밝혔다. 교육부 장관 제청 후 대통령 재가를 거쳐 임명되면 강 교수는 7월 20일부터 총장직을 수행한다. 임기는 4년이다.

강 교수는 38년 만에 선출된 의대 출신 총장 후보다. 그는 1981년 서울대 의대에 입학해 1994년 미국 존스홉킨스대 보건대학원에서 환경보건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96년 서울대 교수로 임용됐다. 49세에 의과대학장으로 뽑혀 3번이나 연임하는 등 학교 안팎에서 행정력을 인정받았다.

강 교수의 큰아버지는 고 강원용 목사(1917∼2006)다. 서울 경동교회를 창립한 강 목사는 교회 개혁을 이끄는 등 지속적인 사회운동과 함께 현실 정치에도 적극 참여하면서 우리 사회 민주화에 큰 역할을 했다. 강 교수의 부친 고 강형용 박사(1921∼2016)는 서울대 의대 출신으로 민주화 인사들의 사랑방이자 무료 진료소였던 ‘강내과’를 운영했다.

강 교수 역시 서울대 의대 은사인 고 윤덕로 교수(1933∼2009)의 “사회를 고치는 의사가 돼라”는 조언에 감명받아 예방의학과를 선택했다. 강 교수는 2004년 창립한 아시아 코호트 컨소시엄의 공동의장으로 동양인 실정에 맞는 질병예방지침 개발을 주도했다. 의과대학장 취임 때는 “의료 기술도 중요하지만 고통받는 사람들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말하며 전문가들의 사회공헌을 강조했다.

앞서 강 교수는 5월 10일 열린 공개발표 소견회에서 “서울대가 위기”라고 말했다. “소통의 부재, 미래에 대한 불안, 무너진 자부심이 서울대의 민얼굴”이라며 “역동적인 리더십과 실천력으로 서울대의 본질을 되찾겠다”고 말했다. 주요 공약은 △학내 소통 체계 개선 △장학금과 기숙사 확대 △평생역작 연구 지원 △1조2000억 원 이상 재정 확충 등을 내걸었다.

이번 총장 선거에는 서울대 개교 72년 만에 처음으로 학생들이 참여했다. 5월 10일 열린 정책평가단 투표에 학부생과 대학원생 3만3000명 중 약 14.7%인 4846명이 참여했다. 강 교수는 학생과 교직원, 총장추천위원회(총추위) 투표 결과 1위를 차지했다. 이사회는 이 결과와 18일 면접을 바탕으로 강 교수를 최종 후보로 결정했다. 강 교수는 이날 “대통령 재가가 마무리되면 포부를 밝히겠다”고 말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서울대#강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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