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학-공학-수의학박사 등 100여명, 2010년 포럼 결성해 연구 활기
농생명 등 5개 분과 나눠 정책 발굴… 농어민 소득증대-건강증진 나서
경북도 박사 공무원들이 18일 경북 안동시 성곡동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미래포럼을 마치고 김관용 경북도지사(앞줄 가운데)와 한자리에 모였다. 경북도 제공
경북 봉화군 소천면에 있는 분천역은 하루 이용객이 30여 명인 간이역이었다. 1970년대 석탄, 목재로 번성하던 마을이 쇠퇴하면서 이용객이 계속 줄었다. 그러다 경북도 박사 공무원들의 제안으로 2014년 역에 분천산타마을이 조성됐고 주변 풍경이 크게 바뀌었다. 관광객은 개장 50일 만에 10만 명을 돌파했다. 2016년 문화체육관광부의 ‘한국 관광의 별’에 선정됐다. 한국진흥재단이 실시한 2015∼2016년 겨울 여행지 선호도 조사에서 온천에 이어 2위에 뽑혔다.
버섯파리는 경북 지역 재배 농가의 골칫거리였다. 버섯 생산량이 최대 20% 감소하는 연구 결과가 있을 정도로 피해가 컸다. 그런데 최근 빛을 이용해 버섯파리를 잡는 친환경 방제 기술을 도입해 큰 효과를 얻었다. 경북도가 최근 3년간 정밀 연구를 통해 개발한 기술이다. 이 기간 버섯 품질은 10%, 생산량은 20% 늘었다. 매출은 6000억 원에서 7200억 원으로 증가했다. 방제 비용은 50억 원에서 25억 원으로 50% 감소했다.
경북도에 근무하는 박사 공무원들이 최근 연이은 연구 성과로 주목을 끌고 있다. 전문성을 발휘해 지역 특성을 살린 관광 상품이나 고부가가치 농수산물을 개발하는 등의 성과를 낸 것. 이들은 이론 연구에 그치지 않고 지역민의 소득을 높이는 데 실질적으로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경북의 특산품인 마(산약) 품종을 병충해에 강하도록 개량한 것도 박사 공무원들의 성과다. 마는 원래 바이러스에 취약하다. 재배 농가가 직접 씨마를 생산하면서 대부분 바이러스에 감염되기 때문이다. 경북도 조사 결과 바이러스로 인해 마의 품질이 떨어졌고, 수확량도 최대 50%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북도농업기술원은 마의 명품화를 위해 우량 씨마를 개발했다. 바이러스뿐 아니라 병해충에도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씨마 6500kg을 보급해 재배 면적 3만760m²의 연구 성과를 거뒀다.
또 박사 공무원들이 포진한 경북도수산자원연구소는 지난해 1∼7월 동해안 수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고부가가치 품종인 강도다리와 돌가자미, 문치가자미의 종자를 연구해 생산에 성공했다. 서식 환경이 적합한 포항 경주 영덕 울진 울릉 등 5개 시군에 141만 마리를 방류했다. 경제적 가치는 22억 원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경북도는 이들 어종이 고급 횟감으로 선호도가 높아 동해안 어업인의 주요 소득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처럼 도정의 각 분야에서 눈에 띄는 성과가 나오기까지 박사 공무원들의 연구가 큰 몫을 했다. 현재 농학박사가 49명으로 가장 많고 이학 23명, 공학 11명, 수의학 7명, 행정학 5명, 경영학 4명, 경제학 3명 순이다. 이들은 2010년 9월 ‘비전21 경북포럼’을 결성했다. 올해 미래 산업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포럼의 이름을 ‘경북도청 미래포럼’으로 변경했다.
경북도청 미래포럼은 정책기획, 농생명, 수의축산, 보건환경, 과학기술 등 5개 분과의 전공 지식을 기초로 다양한 아이디어와 도정 정책 발굴, 농어민의 소득 증대, 지역민의 건강 증진 등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 포럼 위원장인 김세종 경북도농업기술원 연구개발국장은 “4차 산업혁명과 6차산업 시대를 맞아 경북의 100년 미래를 위한 현장성 실험과 연구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북도 박사 공무원들은 18일 안동에서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하기 위한 포럼을 열었다. 농촌 진흥 연구개발 및 미래 연구와 분천산타마을, 미세먼지 대응 전략 등 분과별 주제 발표가 이어졌다. 8년간의 결실을 모은 연구 성과 100선도 선보였다.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박사 공무원들은 끊임없는 연구개발을 통해 경북의 미래 발전을 이끌어야 한다”며 “학문적 열정과 공직자의 사명감으로 경북도 싱크탱크의 역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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