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돗물 논란 속 ‘생수대란’…“마실 물은 그렇다 쳐도” 시민들 ‘멘붕’

  • 동아닷컴
  • 입력 2018년 6월 22일 16시 09분


독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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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에서 취수한 대구 수돗물에서 발암물질 등 유해물질이 검출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22일 대구시민들은 큰 충격에 빠졌다.

대구시민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를 통해 불안감을 토로했다. 특히 어린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은 수돗물을 끓여 분유를 타 먹였는데 불안해 죽겠다며 걱정했다.

아울러 마시는 물은 생수로 해결한다지만 씻는 물은 어떡해야 하느냐며 답답해했다.

생수 판매량도 급증했다.
대구에 거주 중인 한 시민은 이날 동아닷컴에 “평일 낮인데도 사람들이 마트에 엄청 많다. 구매하는 생수 개수도 어마어마하다”라고 전했다. 이 시민이 공개한 사진에는 쇼핑 카트에 생수를 가득 담운 고객들이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있었다.

온라인에는 대구 ‘생수 대란’ 상황을 담은 인증 샷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실제 이마트대구 만촌점 관계자 “생수 판매량이 평소보다 2배가량 늘었다”고 말했다. 홈플러스 동촌점 관계자는 “엄청나게 늘었다. 최소 80% 정도 늘었다”고 했고. 달서구 성서동 하나로마트 관계자도 생수 매출이 급증했다고 말했다.

이날 대구시 등에 따르면 지난달 21일과 24일 대구 매곡·문산정수장에서 8종의 과불화화합물을 검사한 결과 과불화헥산술폰산(PFHxS) 수치가 낙동강 원수는 152.1~169.6ppt, 정수 과정을 거친 수돗물은 139.6~165.6ppt로 나타났다.

과불화옥탄산(PFOA)의 경우 낙동강 원수는 12.1~19.9ppt, 정수된 수돗물은13.5~16.5ppt가 검출됐다고 덧붙였다.

기준을 마련한 호주의 과불화헥산술폰산 권고기준은 70ppt. 대구 수돗물에서 호주보다 2배 이상 높게 검출된 것. 우리나라는 아직 기준을 만들지 않았다.

과불화헥산술폰산의 경우 체중감소, 콜레스테롤 수치 감소, 갑상샘 호르몬 변화 등을 유발한다는 동물실험 결과가 나온 바 있다.

또한 차병원에 따르면 과불화헥산술폰산에 많이 노출된 여성에게서 태어난 아이들은 출생 시 몸무게가 평균 미만이라는 연구결과도 있다. 체내에 누적된 과불화헥산술폰산이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를 일으킨다는 연구 내용도 보고됐다.

과불화옥산탄은 발암 물질로 분류돼 있다. 프라이팬, 냄비의 눌음방지(non-stick) 코팅에 많이 쓰였던 물질이다.

과불화옥산탄은 반감기가 3.8∼5.4년이라 체내 축적량이 높아질 우려가 큰 데다 분해가 안 되는 잔류성 유기화합물질로 체외 배출 후에도 계속 자연을 순환한다. 이에 국제협약에 의해 자발적 사용 규제 물질로 규정됐다.

환경부는 대구 수돗물이 국민적 관심사로 떠오르자 과불화헥산술폰산이 대부분 구미하수처리구역에서 배출됐다고 밝혔다. 환경부 관계자는 "외국 권고기준이나 전문가 의견으로 보아 건강상 우려되는 수준은 아니지만 선제적 대응차원에서 저감조치를 실시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대구 시민들, 특히 아이가 있는 시민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김소정 동아닷컴 기자 toystory@donga.com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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