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드루킹 특검팀 수사 착수… 댓글조작 ‘백서’ 분석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6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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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에 보고용 작성의혹 문건, 두가지 버전… 경찰 압수수색때 확보
특검 “유의미한 자료 나왔다” 브리핑
허익범 특검 “송인배 정무비서관 인사, 특검수사에 영향 미치지 않을것”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경찰에서 넘겨받아 검토 중인 수사기록 중에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의 댓글 조작 활동 내용 등을 담은 이른바 ‘백서’라는 문건이 포함된 것으로 27일 확인됐다.

특검이 이날 브리핑에서 “유의미한 자료가 나왔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것은 이 ‘백서’를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 이 문건은 김경수 경남도지사 당선자에게 보고하기 위해 만든 것으로, ‘드루킹’(온라인 닉네임) 김동원 씨(49·구소 기소)가 만든 경공모 회원들 사이에서는 ‘백서’라는 암호로 통용됐다.

이날 공식 수사에 착수한 특검팀은 백서 등 주요 문서 내용을 분석하고 있다. 경공모 핵심 관계자는 “백서는 ‘서유기’ 박모 씨(30·구속 기소)가 경찰에 체포되기 전에 ‘초뽀’ 김모 씨(35)에게 휴대용저장장치(USB메모리)에 담아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경찰이 김 씨의 집에서 백서를 압수한 이후 댓글 조작 활동이 어느 정도 있었는지 수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지난달 2일 초뽀 김 씨의 집을 압수수색해 김 씨 소유의 노트북과 거기에 꽂혀 있던 USB메모리를 확보했다. 문제의 백서는 이 USB메모리에 담겨 있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백서는 경공모 회원들이 댓글 활동을 이어가면서 업데이트했기 때문에 구버전과 신버전 문건이 있다고 한다.

드루킹 김 씨의 측근은 “백서는 김 당선자에게 보고하기 위해 만들었지만 실제 전달은 하지 못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 당선자는 2016년 10월 경기 파주시에 있는 느릅나무 출판사(일명 ‘산채’)에서 드루킹과 함께 댓글 조작 자동화 프로그램 ‘킹크랩’의 시연을 봤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둘리’ 우모 씨(32·구속 기소)가 당시 킹크랩 시연을 맡았다고 경찰에서 진술한 바 있다.

드루킹 김 씨는 2016년 6월 송인배 대통령정무비서관의 소개로 김 당선자를 처음 만났다. 댓글 여론 조작에 김 당선자와 송 비서관이 연루되었는지 여부는 이번 특검 수사에서 밝혀야 할 핵심 사안이다. 허 특검은 이날 브리핑에서 “송 비서관이 대통령제1부속비서관에서 정무비서관으로 옮겼다고 해서 수사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성택 neone@donga.com·김동혁 기자
#드루킹#특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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