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 앞 ‘행복마을’. 30도가 넘는 무더위 속에서 노희민 씨(37·여)가 땀을 흘리며 종이 상자 만들기에 몰두했다. 두툼한 종이를 점선 따라 몇 차례 접자 아이 손바닥 크기의 ‘행복상자’가 완성됐다.
행복마을은 SK그룹이 만든 국내 최대 사회공헌 기업 연합체 ‘행복 얼라이언스’가 결식 우려 아동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을 이끌어내기 위해 기획한 행사다. 2016년 출범한 행복 얼라이언스는 결식 우려 아동을 위한 도시락, 장애아동용 전동 휠체어, 저소득 여아의 생리대, 교육격차 해소를 위한 방과후 체험활동 등을 지원하고 있다. 현재 SK하이닉스, 11번가, 코오롱, LIG넥스원, GS EPS, 필립스코리아, 도미노피자, SM엔터테인먼트 등 36개 기업과 기관이 행복 얼라이언스에 참여하고 있다.
행복마을에서 시민들이 행복상자를 만들 때마다 도시락이 하나씩 기부된다. 일방적인 기부에 그치지 않고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나눔을 경험하도록 하자는 취지다. 노 씨가 행복상자 만들기에 동참한 것도 이런 취지에 적극 공감했기 때문이다. 노 씨는 “세 살배기 딸 엄마로서 제대로 끼니를 챙기지 못하는 아이들이 있다는 걸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색다른 기부 방식에 “신선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찬영 씨(28)는 “무작정 기부를 요청하는 거리 캠페인에 거부감이 있었는데, 상자를 접기만 해도 도시락을 기부할 수 있다고 해 기꺼이 참여했다”고 말했다.
행복 얼라이언스 참가 기업 임직원들도 이날 행복마을을 찾아 아동들에게 전달할 학용품, 생리대 등 생필품을 담은 선물상자를 포장했다. 10일 시작해 22일 끝난 행복마을 행사에서 만들어진 행복상자는 4만 개. 이제 4만 명의 아이들이 건강한 한 끼 도시락을 먹을 수 있게 됐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