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준공 앞두고 ‘공사중’ 팻말
여당 소속 구미시장 당선자, ‘박정희 흔적 지우기’ 공약 논란
27일 오후 경북 구미 새마을운동테마공원 새마을테마촌 입구에 ‘공사 중’ 팻말이 서 있다. 다음 달 준공 예정인 이 공원은
더불어민주당 장세용 구미시장 당선자가 용도 변경을 예고하면서 한동안 개점휴업 상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구미=박광일 기자
light1@donga.com
27일 오후 경북 구미시 상모동 새마을운동테마공원. 지난해 12월 완공한 전시관과 연수관 등은 번듯한 외관을 자랑하고 있었다. 그러나 건물마다 ‘개관 준비 중’이라고 적힌 안내문이 붙은 채 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 차량 약 250대를 댈 수 있는 지하 주차장은 텅 비었다. 공원 안으로 걸어가자 초가집 10여 채와 슬레이트 지붕을 얹은 건물 10여 채가 나왔다. 1970년대 새마을운동 변천사를 보여주는 ‘새마을테마촌’이다. 이곳 입구에도 ‘공사 중’ 팻말이 서 있었다. 초가집엔 문마다 자물쇠가 달려 있고 마당에는 잡초가 무성했다. 근처 정원 운동기구는 포장도 뜯지 않았다. 6개월째 이런 모습이다.
새마을운동테마공원의 이 같은 개점휴업 상태는 다음 달 예정된 준공 뒤에도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구경북 지역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는 유일하게 지방자치단체장이 된 장세용 구미시장 당선자의 공약 때문이다.
장 당선자는 새마을운동테마공원에 ‘경북민족독립운동기념관’(가칭)을 설립하고, 구미시청 ‘새마을과’는 ‘시민사회단체지원과’로 바꾸겠다고 선거운동 과정에서 밝혔다. 사실상 ‘박정희 전 대통령 흔적 지우기’라는 얘기가 많다.
새마을운동테마공원은 2009년 당시 김관용 경북도지사가 새마을운동 흔적 보전과 전시 체험 연수 기능을 갖춘 복합단지를 만들자고 이명박 대통령에게 건의하며 건립이 추진됐다. 경북도와 구미시는 2011년 공원 조성에 돌입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 옆 24만7349m² 터에 국비 293억 원, 도비 170억 원, 시비 444억 원 등 모두 907억 원을 들였다. 지난해 12월 각종 건물이 다 지어졌다. 다음 달 공원 전체 사용승인을 받아 문을 열 예정이었다.
장 당선자는 “박정희 흔적 지우기는 아니다”라면서도 전시관을 비롯한 일부의 용도 변경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그는 “전시관에 옛날 사진과 지게 같은 물건을 갖다 놨는데 여기에 관심을 가질 사람은 극소수”라며 “문을 닫아 놓으면 10억 원, 개장하면 최대 60억 원의 연간 운영비가 든다. 이런 콘텐츠로 운영비를 감당할 수 있겠는가. 공론의 장에서 집단지성을 모아 올해 안에 운영 방향을 정할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는 이철우 경북도지사 당선자 공약과는 배치돼 갈등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당선자는 화랑 선비 호국 새마을이라는 경북 ‘4대 정신’ 관광자원화를 공약했다. 그는 “새마을운동테마공원은 새마을운동의 상징적 기반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그 목적대로 진행돼야 한다. 장 당선자와 만나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보수단체들은 구미시청 앞 등지에서 장 당선자를 규탄하는 활동을 벌일 예정이다. 30일에는 ‘장 당선자 선거공약 규탄’ ‘새마을 역사 지키기’ 집회를 열며 다음 달 2일에는 ‘새마을운동 사수 결기대회’를 예고하고 있다. 27일 공원 근처에서 만난 이모 씨(41·여)는 “이념과 정치적 성향을 떠나 가까운 시일 안에 시민들이 쓸 수 있게 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댓글 3
추천 많은 댓글
2018-11-05 01:27:34
경상도 청어 색히들이 통궈놀이하고 막놀아야지 그래야 재밌지
2018-11-05 01:26:35
879억이면 서민개돼지도 먹고도 충분히 남겟다
2018-11-05 01:25:38
이미애물단지가 되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