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고(故) 장자연 씨가 술자리에서 성추행을 당하는 장면을 직접 목격했다고 밝힌 목격자 윤모 씨(여)는 28일 한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상황을 회상하다 수차례 울먹였다.
장자연 씨와 같은 소속사 신인배우였다고 밝힌 윤 씨는 이날 JTBC ‘뉴스룸’과의 인터뷰에서 장 씨와의 관계에 대해 “같은 소속사 신인으로 원래 친한 언니였다”며 긴장한 듯하면서도 다소 차분한 목소리로 말문을 열었다.
윤 씨는 소속사 대표가 평소 통보하는 식으로 술접대를 강요했고, 폭력적인 성향을 보였기 때문에 이를 거절하기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그는 전직 조선일보 기자 A 씨가 장 씨를 성추행한 장면에 대해 “소속사 대표의 생일파티였다. 기업인들도 있었고 또 정치인들도 있었는데 모르는 사람도 있었고 아는 분도 있었고 낯선 분위기였다”며 “제가 뚜렷하게 기억하는 이유는 경찰과 검찰에서 반복적으로 조사를 받았기 때문이다. 당시 탁자 위에 있던 언니를 끌어당겨서 무릎 위에 앉히고 성추행까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A 씨는 장자연 사건 당시 이미 조선일보를 퇴사한 상태였다.
이때까지 비교적 차분하게 인터뷰를 이어가던 윤 씨는 손석희 앵커가 ‘검찰과 경찰 조사만 모두 13차례를 받으셨다고 했는데 결국 검찰에서는 진술했던 내용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때 심정은 어떠셨는가?’라고 묻자 울음을 터뜨렸다. 윤 씨는 이때부터 울음 섞인 목소리로 힘겹게 인터뷰를 이어갔다.
윤 씨는 “죄송하다. 저도 충격이 컸고 언니와 저만 있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말을 맞추면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흐느끼며 말했다.
이에 손 앵커는 ‘대단히 죄송하지만 인터뷰를 더 이상 하고 싶지 않으시다면 제가 멈추겠다. 괜찮으신가?’라고 조심스럽게 물었다. 하지만 윤 씨는 여전히 울먹이면서도 “괜찮다. 예전에도 그래왔고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또 감당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손 앵커가 거듭 인터뷰가 어려우면 멈추겠다고 했지만 윤 씨는 “괜찮다”고 했다.
윤 씨는 조사 과정에서 이상하다고 느낀 점에 대해 “가해자로 지목된 A 씨를 오히려 믿고 있어서 이상하다고 판단을 했다. 그 당시에 저는 갓 스무 살이 넘었기 때문에 사리판단을 하지 못했지만 제가 느끼기에도 많이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았었고 조사 후에 나중에 알게 된 사실. 그분의 배우자가 검사 측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현재 외국에 거주 중인 윤 씨는 ‘고 장자연 씨 사건에 대한 어떤 정신적 충격이 굉장히 크셨던 것 같다. 지금 얘기를 하시는 도중에도 제가 느끼기에. 그래서 이 질문을 드려야 하는지 걱정스럽기는 한데 답변 안 하셔도 된다. 지난 10년 동안 어떻게 지내셨는가’라는 질문에 “연예계 생활을 하고 싶었지만 그 회사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도, 또 제가 증언을 했다는 이유로 드라마나 영화에서 퇴출이 되고 활동을 하기가 굉장히 어려웠다. 또 제가 정신과 치료를 반복해서 받았고 최근에는 입원까지 했었다”고 토로했다.
계속 눈물 섞인 목소리로 인터뷰를 하던 윤 씨는 장 씨를 언급하면서 다시 크게 울먹였다. 윤 씨는 흐느끼면서 “고인이 된 언니의 억울함을 풀어주지 못했다는 것이 죄책감처럼 다가왔었고 있는 그대로 말했을 뿐인데 덮이는 것을 보고 두려움을 갖게 됐다”고 털어놨다.
윤 씨는 마지막으로 법무부 산하 검찰과거사위원회의 권고로 장 씨 사건의 재수사가 시작되면서 인터넷과 전화를 통해 검찰에 진술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그래왔듯이 조사에 성실히 임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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