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월 40대 여성 A 씨는 ‘브라이트’라는 이름의 남성이 보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메시지를 받았다. 남성은 자신을 시리아 내전에 참가했던 퇴역 미군이라고 소개했다. 영어공부를 시작하려던 A 씨는 반가운 마음에 답장을 보냈다. 두 사람은 약 2주에 걸쳐 SNS 대화를 주고받으며 가까운 사이가 됐다.
어느 날 브라이트는 A 씨에게 “곧 한국에 들어와서 살 계획이다. 퇴직금 300만 달러를 받기 위해 소송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A 씨는 그에게 돈을 빌려줬다. 의심스러웠지만 ‘본전 생각’이 들어 12차례에 걸쳐 3억8700만 원가량을 보냈다.
얼마 뒤 브라이트의 소개로 캐나다 국적의 B 씨(50)가 A 씨를 찾아왔다. 자신을 외교관으로 소개했다. B 씨는 A 씨의 집에서 검은 지폐 4장에 약품처리를 하자 즉석에서 100달러로 바뀌는 장면을 보여줬다. B 씨는 “정상적인 지폐를 검게 만들었다가 다시 화폐로 바꿔 사용하는 ‘블랙머니’”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블랙머니 300만 달러를 바꿀 약품비 3만 달러를 요구했다.
의심이 든 A 씨가 남편에게 이 사실을 털어놓으면서 B 씨는 경찰에 붙잡혔다. 조사 결과 브라이트는 B 씨와 공범들이 만든 가상의 인물이었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B 씨를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한 뒤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2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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