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호 태풍 ‘쁘라삐룬’(태국어로 비의 신)이 당초 예상보다 경로가 좀 더 동쪽으로 틀어지면서 3일 대한해협을 거쳐 동해로 빠져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서쪽 대부분 지방은 태풍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지 않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장마에 태풍의 습기까지 더해지며 영남과 제주 등 전국에 많은 비가 내리겠다.
기상청은 쁘라삐룬이 3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동쪽 해상을 지나 대한해협으로 빠져나갈 것이라고 예보했다. 영향권인 제주와 영남에는 3일까지 많게는 150mm 이상의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제주 부산 울산 대구 등에는 2일 태풍예비특보가 발효됐다.
당초 내륙을 관통하거나 부산 앞바다를 지날 가능성이 있던 태풍이 동쪽으로 이동한 것과 관련해 기상청은 “북상 속도가 예상보다 늦어져 그사이 태풍의 길이 되는 한반도 상공 기압골이 동쪽으로 이동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태풍은 3일 오후 대한해협 중앙에 위치한 쓰시마섬을 관통한 뒤 4일 오후 동해에서 소멸할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과 충북 등 서쪽 지역에는 3일 오전까지 비가 이어진다. 시간당 30mm 이상의 강한 비가 내리는 곳도 있겠다. 2일(오후 10시 현재)까지 이틀간 강수량은 서울 191.5mm, 강원 홍천 152.0mm, 충남 공주 290.0mm, 서천 263.0mm, 지리산(경남 산청) 191.5mm 등을 기록했다.
이날 경기 남부 등지에 내린 국지성 호우로 피해가 속출했다. 용인에는 이날 오후 3시부터 1시간 동안 83mm의 장대비가 쏟아졌다. 광주와 용인을 지나는 경안천의 범람 우려가 커지면서 환경부 한강홍수통제소는 두 지역에 홍수주의보를 내렸다. 행정안전부는 산사태 우려가 커지자 광주와 용인, 가평 일대 주민들에게 긴급재난문자를 발송하고 외출 자제와 대피를 권고했다.
이날 오후 5시 15분경 광주시 초월읍에서는 곤지암천 산책로를 걷던 중학생 A 군(14)이 하천에 떨어진 우산을 찾기 위해 물에 들어갔다가 휩쓸렸다. 같이 들어간 다른 학생 1명은 겨우 빠져나왔지만 A 군은 실종됐다.
경북 봉화군 소천면에서는 국도 31호선을 달리던 1t 화물차 조수석에 무게 약 4kg의 낙석이 유리창을 뚫고 들어왔다. 가로 20cm, 세로 15cm 크기였다. 이 사고로 조수석에 타고 있던 B 씨(61)가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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