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53)의 첫 공판에서 안 전 지사를 ‘덫을 놓은 사냥꾼’으로 표현한 것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서울서부지검은 3일 입장문을 내고 “어제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재판 과정에서 ‘덫을 놓은 사냥꾼’이란 다소 오해의 소지가 있는 비법률적 용어를 사용해 관계자들께 상처드린 점에 대해 사과한다”고 밝혔다고 뉴시스가 전했다.
검찰이 민감한 사건의 공판에서 한 의견진술에 대해 공식 사과한 건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검찰은 전날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조병구) 심리로 열린 안 전 지사의 첫 공판에서 안 전 지사가 저질렀다는 성폭행 범죄의 구체적인 정황을 설명하면서 그를 ‘덫을 놓고 먹이를 기다리는 사냥꾼’에 비유했다.
검찰은 안 전 지사가 수행비서 신분이었던 김지은 씨(33)를 자신의 숙소로 불러들인 행위가 “사실상 덫을 놓고 먹이를 기다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 전 지사 측은 공판을 마친 뒤 검찰의 표현을 문제 삼아 항의하거나 불쾌감을 드러내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안 전 지사는 2017년 7월부터 올해 2월까지 업무상 위력을 이용해 김 씨를 4차례 성폭행하고 6차례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형법상 피감독자 간음(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간음)과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성특법)상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업무상 추행), 강제추행 등 세 가지 혐의가 적용됐다.
안 전 지사 측은 이날 공판에서 김 씨와의 성관계 사실을 모두 인정하면서도 강제력을 행사하지는 않았다는 종전 입장을 고수했다. 안 전 지사 측은 “차기 대선 후보라는 지위가 위력이 될 수는 없다”며 “피해자는 무보수로 대선 캠프에 들어온 스마트한 여성인데 이런 주체적인 여성에게 어떻게 위력을 행사하고 수차례 성폭력을 지속할 수 있는지 불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안 전 지사에 대한 2차 공판은 6일 오전 열린다. 이날은 김 씨가 증인으로 출석하며, 김 씨 사생활 보호를 위해 비공개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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