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은희 대구시교육감(가운데)이 2일 동구 동촌초등학교를 방문해 교직원들과 재해 취약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대구와 경북, 울산의 교육계 수장이 바뀌면서 많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대구는 첫 여성 교육감이, 울산도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출신 진보 성향의 첫 여성 교육감이 1일 취임했다. 교육계의 변화와 중점 추진 정책을 살펴본다.
○ 첫 여성 대구시교육감, “교원 업무 줄일 것”
대구에서는 첫 여성 교육감이 탄생했다. 교사부터 국회의원, 장관까지 경험한 강은희 대구시교육감(53)은 취임 초부터 의욕을 숨기지 않고 있다.
강 교육감은 “전임 교육감 때 대구교육은 큰 발전을 했다. 하지만 지역 간 교육 격차와 사교육비 부담, 청소년 문제 등 풀어야 할 과제들이 여전히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 아이도 소외되지 않는 ‘다품교육’과 다가오는 미래 사회를 선도할 ‘희망교육’으로 대구교육의 문제를 하나씩 풀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학생과 교사, 학부모가 서로 존중하며 마음껏 배우고 가르칠 수 있는 ‘학교자율 책임경영’을 약속했다. 그는 “학생 개인의 두뇌 특성에 맞는 학습 방법을 찾도록 돕고 성향에 맞는 공부를 하도록 뒷받침할 것이다. 배움의 즐거움을 체감하는 교육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교원 업무를 현재 수준의 30%까지 줄이겠다고 공약했다.
강 교육감은 “학교의 연간 공문 건수가 초등학교 6000건, 중학교 7000건, 고교 8000건 정도다. 교사들이 이 업무를 처리하느라 수업에 몰입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공문서를 지속적으로 줄이고 교육청의 정책을 학교 사정에 맞춰 선택해 운영하도록 제도를 마련하겠다”고 했다.
노옥희 울산시교육감이 2일 첫 출근을 하고 있다. 노 교육감은 “고교 무상급식 실시, 야간 자율학습과 외국어고 폐지 등 혁신적인 교육행정을 펼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울산시교육청 제공
○ 울산, 전교조 출신 첫 여성 교육감
울산시교육감은 그동안 보수 성향의 인물이 맡아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전교조 출신 진보 성향의 노옥희 교육감(60)이 취임하면서 많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노 교육감의 공식 업무 결재 1호는 2015년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시국선언 참여 교사 589명에 대한 징계처분을 취소하는 서명이었다.
노 교육감은 다음 달 1일로 예정된 교원 인사를 앞두고 기자간담회에서 “인사에 불이익을 당한 사람이 없는지 살펴 시스템에 근거한 인사를 단행하겠다”고 밝혔다. 소외됐던 교원을 구제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또 “감사관은 3개월의 공모기간을 거쳐 10월 1일 외부인사로 선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고교 무상급식도 시행한다. 노 교육감은 “송철호 울산시장이 ‘2학기 전면 무상급식 시행’을 공약했기 때문에 시에서 추경만 편성하면 별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학교에 공기청정기 설치, 교복 지원 등도 울산시와 상의할 계획이다. 자사고와 특목고 폐지도 검토 대상이다. 노 교육감은 “외국어고, 자사고가 꼭 필요한지는 의문이다. 특히 외고는 설립 목적에 맞지 않기 때문에 재지정 절차에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노 교육감은 “그동안 기초학습 미달 학생을 줄인다는 명목으로 많은 예산을 들이면서도 각종 편법이 동원됐다. 학습은 교사가 따라다니며 억지로 시킨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학생 스스로 의지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강제성이 내포된 야간자율학습을 폐지하는 등 혁신적인 공교육을 실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임종식 경북도교육감이 2일 영주시 명륜길 영주여고에서 제7호 태풍 쁘라삐룬 북상에 대비한 안전 시설물을 점검하고 있다. 경북도교육청 제공
○ 경북, 수학 교육 대변화 예고
임종식 경북도교육감(63)은 취임 이후 나흘간 400km 가까이 이동했다. 2일 취임식을 취소하는 대신 태풍에 대비해 곧바로 학교 현장으로 달려갔다. 교육청에서 약 40km 떨어진 영주여고를 찾았고, 다음 날 150km 떨어진 포항 세화고를 찾아 학교 시설을 점검했다. 그의 현장 교육행정은 안전한 학교를 만들겠다는 철학 때문이다. 그는 “학부모가 안심하고 아이를 학교에 보낼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임 교육감은 보수 성향이지만 무상급식도 확대한다. 현재 경북은 초등학교와 읍·면의 중학교에서만 전면 무상급식을 하고 있다. 동(洞) 지역 중학교와 읍·면·동 고교는 중위소득 56% 이하 저소득층, 다문화가정 학생에게만 무상급식을 제공한다. 임 교육감은 “유치원과 고교까지 단계적으로 무상급식 범위를 늘릴 방침”이라고 말했다.
수학 교육의 획기적인 변화도 예상된다. 임 교육감은 “아이들이 학교에서 수학을 이론으로만 배우다 보니 쉽게 포기해 수포자(수학 포기자)가 생긴다. 수학문화관과 지역별 수학체험센터를 구축해 학생들이 놀이와 체험으로 수학을 익힐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밖에 권역별 메이커센터 구축과 3차원(3D)프린터, 소프트웨어 교육(코딩) 강화 등 창의융합인재 양성에도 중점을 둘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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