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24회째인 ‘2018 울산고래축제’(5∼8일)를 전후해 환경단체가 수족관에 갇혀 있는 돌고래의 바다 방류를 촉구하고 나섰다. 수족관은 울산 남구가 관리하고 있다. 그동안 자유한국당 소속 구청장들이 일본에서 돌고래를 수입해 수족관에 넣어 관람용으로 사육해왔다. 하지만 이번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구청장이 당선되면서 환경단체의 돌고래 방류 목소리가 더 커지고 있는 것이다.
울산환경운동연합은 9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8일 끝난 고래축제 평가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환경운동연합은 “수족관에 갇힌 돌고래를 고집하는 이상 더 이상 생태적 고래축제 프로그램의 상상력은 발전할 수 없다”며 돌고래 방류를 촉구했다. 이에 앞서 고래축제를 하루 앞둔 4일에는 핫핑크돌핀스, 시세퍼드 코리아 등 돌고래 보호단체 회원들이 남구청을 방문해 김진규 구청장과 간담회를 열고 돌고래의 바다 방류를 촉구했다.
현재 고래생태체험관의 수족관에서 사육 중인 돌고래는 수컷 2마리와 암컷 3마리 등 5마리다. 이 가운데 3마리는 관람객에게 공개되고 있다. ‘고장수’로 명명된 수컷은 지난해 6월 수족관에서 태어나 이제 겨우 1년을 넘겼다.
울산 남구는 일본 와카야마(和歌山)현 다이지(太地) 앞바다 훈련장에서 6개월간 훈련받은 돌고래 4마리를 수입해 2009년 11월 고래생태체험관을 열었다. 수족관은 길이 11m, 높이 2.6m, 너비 3.7m 터널식으로 바닷물 1200t이 채워져 있다. 관광객들은 유리터널을 거닐며 돌고래가 헤엄치는 모습은 물론이고 사육사와 함께하는 쇼도 볼 수 있다. 당시 돌고래 부부에게는 고래와 장생포의 머리글자를 각각 따 ‘고아롱’(10년생·수컷)과 ‘장꽃분’(10년생·암컷)이란 이름을 선물했다. 고아롱의 동생에게는 ‘고이쁜’(7년생·암컷)과 ‘고다롱’(5년생·수컷)이란 이름을 지어줬다. 2012년에는 2마리를 추가로 수입했다. 그러나 6마리 가운데 3마리는 스트레스와 부상 등으로 죽고 3마리만 살아남았다. 설상가상으로 2014년 3월 장꽃분이 낳은 새끼는 3일 만에, 2015년 6월 낳은 새끼는 5일 만에 죽어 환경단체로부터 ‘돌고래 무덤’이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환경단체가 돌고래 방류를 줄기차게 요구하는 이유다.
울산환경운동연합 김형근 사무처장은 “조만간 울산시, 남구와 함께 민관협력위원회를 구성한 뒤 돌고래 방류를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구청장은 돌고래 보호단체와의 간담회에서 “신중히 검토하겠다. 함께 고민을 해보자”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2009년 5월 제주도 바다에서 불법 포획된 ‘제돌이’는 서울대공원에서 공연을 해왔다. 그러나 박원순 서울시장이 2013년 제돌이를 바다로 돌려보내겠다고 밝힌 뒤 시민단체와 학계 등이 참여한 위원회를 통해 방사를 준비했다. 제돌이는 2013년 4월부터 너비 30m, 길이 10m의 가두리 안에서 바다 수온, 먹이 사냥 등에 적응한 뒤 그해 7월 바다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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