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방직 전주공장 부지’ 개발 논의 급물살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7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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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시 8월 시민공론화委 첫 회의… 용도변경-교통난해소 방안 등 논의
“공익목적으로 사용해야” 여론

전북 전주시 서부신시가지의 마지막 노른자 땅인 대한방직 전주공장 부지 개발에 대한 논의가 본격 시작됐다. 대한방직 부지 개발 문제는 6·13지방선거에서 쟁점으로 떠오른 데 이어 전주시가 조만간 공론화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전주시는 이르면 다음 달 말 시민공론화위원회(가칭)의 첫 회의를 가질 것이라고 12일 밝혔다. 위원회의 운영 규정을 이미 마련한 전주시는 곧 위원 위촉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전주시는 사안의 중요성에 맞춰 각계 전문가와 단체를 포함해 50명 규모의 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위원회에서 다룰 핵심 사항은 ‘용도 변경 작업’을 비롯해 ‘인근 교통난 해소 방안’ ‘㈜자광의 개발이익금 상환 방법’ 등 20가지가 넘는다.

1975년 가동을 시작한 대한방직 전주공장은 30여 년 동안 시 외곽의 공장이었다가 2000년대 들어 주변이 개발되면서 현재는 빌딩 숲 속 외딴섬으로 남아 있다. 전주시 효자동 부지만 21만6400여 m²로 바로 옆에 있는 전북도청 부지(9만9000여 m²)의 배가 넘는다. 2002년 전주시가 서부신시가지를 개발하면서 인근에 전북도청과 전북지방경찰청, KBS전주방송총국 등이 들어서고 대규모 아파트 단지까지 입주하면서 금싸라기 땅으로 변했다.

현재 공업지역이지만 상업·주거지역으로 용도가 변경돼 각종 개발 행위가 이어지면 수천억 원의 큰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곳이다. 전체 10필지 가운데 전북도가 1필지를 소유하고 있다. 전주시는 그동안 “토양 매연 등의 환경 문제가 없다면 200여 명의 일자리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드넓은 녹지공간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그대로 놔두는 것도 괜찮다”는 입장이었다.

공원 등 공익 목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여론도 만만치 않았다. 다른 용도로 개발되면 엄청난 이익이 생겨 특혜 시비가 일 우려가 크기 때문에 전주시가 섣불리 손을 대지 못한 측면도 있다. 대한방직은 2015년 이 부지를 한양컨소시엄에 2005억 원에 매각하기로 양해각서를 체결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이 부지를 1980억 원에 사들인 부동산 개발회사 ㈜자광은 2023년까지 이곳에 143층 규모의 타워와 350실 규모의 호텔, 3000가구 규모의 공동주택, 국제규격 컨벤션 등을 짓는 복합개발 계획을 구상 중이다.

전주시민회는 “자본금이 10억 원에 불과한 회사가 2조5000억 원대의 사업을 추진하겠다는데도 매매 잔금에 대한 연대보증을 롯데건설이 선 것을 보면 실제 사업 주체가 롯데라는 의혹이 짙다”며 “서두르지 말고 10월 매매 잔금이 지급된 이후에 공론화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주환경운동연합은 “서부신시가지는 교통 혼잡과 주차 공간 부족, 원룸촌 형성 등으로 도시계획의 난맥상을 보여주고 있는 곳”이라며 “민간사업 제안 시 엄격한 법 적용과 폭넓은 주민 의견 수렴으로 난개발을 막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북도와 전주시 관계자는 “지금까지 어떠한 사전 협의조차 이뤄지지 않은 상태이고 행정 절차 이행에도 수년의 기간이 필요하다”며 “사업 내용도 업체의 일방적인 계획에 불과할 뿐”이라며 선을 그었다.

김종엽 전주시 생태도시국장은 “서두르는 것이 아니냐는 일부 의견이 있지만 논의 필요성이 있어 시작하는 것이다. 미뤄야 할 이유도, 서두를 이유도 없다”며 “특혜 의혹을 최대한 불식하기 위해 공론화위원회를 공정하고 투명하게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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