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노조 前 간부 취업사기 수사 박차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7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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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억원 챙긴 40대 구속

경찰이 기아자동차 노동조합의 전 간부가 취업을 미끼로 지인들에게서 거액을 받아 챙긴 의혹을 밝히기 위해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광주지방경찰청은 지인 29명에게 취업을 미끼로 19억 원을 받아 챙긴 혐의(사기)로 기아차 광주공장 전 노조 간부 황모 씨(48·구속)를 상대로 피해 규모와 도피 조력자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고 12일 밝혔다. 경찰은 현재까지 황 씨가 취업 사기를 벌인 것으로 보고 있지만 구조적인 채용 비리가 있었는지도 살피고 있다.

1995년 기아차 광주공장에 입사한 황 씨는 2000년부터 7년 동안 광주공장 노조 대의원을, 지난해 8월부터 3개월 동안 부지회장을 지냈다. 그는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노조 간부로 재임하면서 지인들에게 취업을 미끼로 최소 2500만 원에서 최고 1억5000만 원을 받아 챙겼다. 돈을 건넨 10명은 기아차 직원이다. 황 씨와 기아차 직원들은 경찰에 “금전거래일 뿐 취업 청탁과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황 씨는 지난해 12월 경찰이 수사를 시작하자 도피했다. 그는 30여 년 친구인 전남 모 경찰서 간부 A 씨가 얻어준 원룸에서 은신했다. 그는 5일 전남의 한 복권방에서 스포츠도박을 하다 검거됐다.

황 씨는 경찰에서 스포츠도박과 유흥에 빠져 취업 사기를 벌였고 19억 원을 모두 탕진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황 씨의 범행을 둘러싸고 각종 의혹이 제기되는 만큼 철저히 수사할 방침이다. 경찰은 이르면 16, 17일 경찰 간부 A 씨를 불러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기아차 노조는 이날 광주지방경찰청 앞에서 시민들에게 사과하고 성역 없는 수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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